【한라수목원】 가을이 데려온 꽃, 석산
따가운 햇살이 잘게 부서져 한결 부드러운 숲 속에
빨간 점 하나가 눈에 띕니다.
석산(Lycoris radiata (L'Her.) Herb.) - 꽃무릇이 피기 시작했군요.
여름이 가면서 상사화도 져서 심심해지던 차에 가을이 데려왔는지
여기저기서 붉은 꽃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네요.
잎도 없이 봉오리 하나 달고 쭉 올라온 꽃대 끝에 보통
5~6개의 꽃이 우산살 모양으로 펼쳐집니다.
석산은 수선화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본으로
반그늘이나 양지 어디서도 잘 자라고
열매는 맺지 않으며 10월경에 꽃이 시들면
알뿌리(비늘줄기)에서 새잎이 올라오지요.알뿌리를 약재로 쓰는데,
한약명이 석산으로 해독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때마침 날아든 왕자팔랑나비가 날개를 편 채
꽃 위를 돌아다니며 꿀을 빠네요.
주변을 둘러보니 건너편 숲 속에도, 그 저편에도
활짝 핀 꽃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꽃잎을 죽 죽 찢으며 솟아나온 듯, 꽃잎 밖으로
길게 나와 있는 꽃술들이 힘차 보이지 않나요?
아직은 드문드문 피어 있지만 며칠 후엔 꽤
많은 꽃들이 무리를 지을 것 같네요.
붉은 비단을 펼쳐놓은 듯 서늘한 바람에 출렁이는
꽃무릇 잔치를 기대해도 될까요?
돌아오는 길에 살펴보니 수목원 숲 속 여기저기에
연분홍빛 꽃대를 차분히 올리고 있는 무릇이 많이 피어 있군요.
(글 사진 한라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