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수목원】 보슬보슬 노오란 육박나무꽃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길 한 켠에 파란색이 선명한 달개비꽃이
몸을 일으키려고 용을 쓰고 있군요.
발길에 여러번 밟히고 채였을 텐데 참 야무지게도 피었네요.
특이하게 생긴 모습에다 초록, 파랑, 노랑, 흰색의 조화가
어쩌면 이렇게 오묘할까요?
쭈그리고 앉아 기특한 작은 꽃과 눈을 맞추다 일어서는 순간
눈앞이 어질어질하다가 언뜻 보이는 풍경.
어머나~ 저건 대체 뭐지?
정신이 번쩍 들면서 눈앞이 갑자기 환해집니다.
시선을 내려 수피를 보니 얼룩무늬가 뚜렷합니다. 아~
육박나무(Actinodaphne lancifolia (Siebold & Zucc.) Meisn.)로군요.
육박나무가 꽃을 피웠군요!
녹나무과 중에서 수피가 특이해서 구별하기 쉽고,
특이한 얼룩무늬 때문에 해병대나무라고도 불린다는 육박나무입니다.
암수딴그루라는데 이 육박나무는 꽃이 풍성한 것으로 보아
수꽃나무인 것 같네요.
늘푸른큰키나무로 우리나라에서는 남쪽 섬에서 자라고,
제주도 곶자왈 숲에서는 그 특이한 수피 때문에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반가운 나무이기도 하지요.
맞은 편에 있는 요 나무는 꽃이 드문드문 피었군요.
올려다 보는 각도와 위치에 따라서 잎 색깔이 달라집니다.
잎 뒷면에 나 있는 회백색 잔털이 빛을 반사해서 그러나 봅니다.
근처에 있는 꾸지뽕나무에는 붉은 열매들이 도드라져 보입니다.
이 맛난 열매는 누가 먹을까요?
바로 저예요!
직박구리 한 마리가 심봤다!를 외치다가 날개를 퍼덕이며 중심을 잡네요.
잘 익었을까?
한참 간을 보던 직박구리가 자리를 고쳐 앉아 쪼아 봅니다.
그러고는 잠시 앉아 있다 후르르 날아가는군요.
아직은 많이 떫은가 봐요.
(글 사진 한라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