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수목원】 금목서와 은목서
수목원에서 가장 남쪽 산기슭, 바람이 시원한 동산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강한 향기가 코를 스치고 달아나는군요.
뭐지?
눈을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니
어머나~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피어 있네요.
시원스럽게 생긴 마주나는 잎 사이에 끝이 네 개로 갈라진 도톰한 꽃들이
살구빛 화사한 얼굴을 살짝 숙이고 있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당돌해 뵈기도 하고...
금목서 Osmanthus fragrans var. aurantiacus Makino
목서 중에서도 붉은 빛이 도는 노란 꽃을 피운다고 금목서라 불리는 상록관목입니다.
지난 봄, 화사한 얼굴로 강한 향기를 뿜어내던 수수꽃다리와 많이 닮았습니다.
대부분의 잎은 잎가가 매끈하지만 새 가지에 돋는 잎에는 자잘한 거치가 보이는군요.
흰 꽃이 피는 은목서는 여기서 가장 먼 곳, 도외수종원에서 살고 있지요.
은목서도 피었을까요?
은목서 만나러 가는 중간 지점인 관목원 비탈에는
반들반들 빛나는 가막살나무의 붉은 열매와 울긋불긋한 단풍이 돋보이는군요.
아~ 멀리서도 보이네요. 굵은 소금을 뿌린 듯, 눈이 살짝 내린 듯
푸른 잎들 사이 사이에 하얀 꽃들이 보입니다.
가운데엔 꽃이, 아래쪽엔 열매가, 위쪽엔 단풍이 함께 어우러진 묘한 풍경이네요.
목서 Osmanthus fragrans Lour.
정식명칭은 목서지만 흰꽃이 핀다고 은목서라고 많이 불립니다.
반듯하게 생긴 늘푸른 잎과 힘차게 뻗는 가지, 진한 꽃향기와 아담한 수형 등
한 번 보면 누구든 잊을 수 없게 만드는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 목서가 있어
이 가을이 더욱 풍성하게 느껴지는 걸까요?
난실에는 한란 중에서도 보기 참 귀하다는 붉은 꽃이 한 송이 피었습니다.
목서와는 다른 상큼한 향기가 난실을 은은하게 채우고 있군요.
(글 사진 한라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