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수목원】 잘 있었니, 얘들아
그동안 미뤄두었던 휴가를 보내고 엿새 만에 들른 수목원엔 여기저기
가을빛이 완연하군요. 교목원을 향해 가다 문득 따사로운 아침햇살이 내려앉은
야생화원 쪽을 바라봅니다. 음, 근데 저건 뭐지?
아치 아래 떨어져 있는 하얀 조각들...꽃잎이네요, 장미꽃잎!
녹슨 철골과 대비되는 하얀 장미
부조화 속에서 느끼는 경이로움
햇살이 부드럽고 깊게 스며들어 다양한 명암이 생기자
꽃은 더욱 풍부한 색감으로 살아나네요.
아치를 의지하고 길게 벋은 가지 끝에 붉게 익은 열매도 보이는군요.
시든 잎과 열매들 사이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열매 하나!
하늘이 참 고운 날이네요.
그 새 햇살이 더 넓게 자리를 폈군요.
야생화원을 나와 교목원 쪽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오~사람주나무의 단풍이 아직 지지 않았군요. 잎이 반 너머 떨어지고
많이 메말랐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몇 발짝 위에는 또 다른 붉은 단풍이 파스텔톤으로 화사하게 빛나네요.
참빗살나무. 수많은 팔을 들어 하늘을 받들고 그 안에 제물처럼 가득 차려놓은
붉은 잎의 향연...참빗살나무의 존재감은 꽃보다 단풍이로군요.
(글 사진 한라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