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수목원】 흰 눈이 내린 것같은 구골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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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수목원】 흰 눈이 내린 것같은 구골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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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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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수목원

 

 

 

【한라수목원】 흰 눈이 내린 것같은 구골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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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늦은 시각,

남조순오름 기슭을 내려와 만목원 입구에 거의 다다랐을 때

어디선가 훅 끼치는 향긋한 꽃내음에 발을 멈추었습니다. 엇, 뭐지?

둘레둘레 주변을 살피다 혹시나~하고 몇 걸음 뒤돌아갔더니

아- 이럴 수가! 나무 가득 하얀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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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이 이 나무에만 소복이 내린 것 같은 놀라운 광경에

숨이 멎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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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서부터 여럿으로 갈라진 줄기에 3m를 넘지 않을 것 같은 아담한 키

전형적인 관목상을 하고 있는 이 나무는 누구일까요?

저기 줄기 하나에 이름표가 붙어 있는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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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골목서 (물푸레나무과) Osmanthus heterophylla 로군요.

도감에선 여러 번 보았지만 실제로 꽃이 핀 모습은 처음 봅니다.

​​원산지는 일본, 대만이고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관상수로 심는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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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 있는 목서에 비해 구골목서는 잎이 아주 작고 단단하게 생겼습니다.

도감에 잎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가시로 된 모서리가 2~5개 있는데 노목이 될수록

잎 가장자리가 밋밋해진다고 해서 혹시나 하여 동서남북 안팎을 다 살펴보았지만

가시가 달린 잎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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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아담한 풍채지만 나이를 많이 먹었나 봐요.

목서는 암수딴그루로 저렇게 꽃이 다복하게 핀 걸 보면 십중팔구 수나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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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일렬로 두 그루가 더 있는데 세 그루가 하나같이 하얗습니다.

은목서는 잎이 커서 꽃이 피면 새치가 난 것처럼 보이는데,

구골목서는 작은 잎보다 꽃이 더 두드러져서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처럼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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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서와 이웃사촌인 신나무에 저녁햇살이 내려와 잠시 붉게 타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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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잠시 쑥부쟁이의 말간 얼굴을 보며 구골목서에 놀라 들이켰던 숨을

천천히 내쉬고 발길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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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였지요.

어제 꺼내 입은 파카가 멋적을 만큼 공기도 따뜻해서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지는 그런 날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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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한 하늘을 배경으로 꿀벌들은 오늘도 바쁘네요.

가을의 끝을 쥐고 있는 11월인데도 찾아보면

꽃피는 풀과 나무들이 꽤 있으니까요.

​​구골목서의 향긋한 꽃내음이 오십보 백보까지 따라옵니다.

날이 저물기 전에 다시 한 번 만목원 입구로 가 봐야겠어요.

 

 

(글 사진 란라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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