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골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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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골체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1.2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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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395.3m 비고: 30m 둘레: 590m 면적: 25,726㎡ 형태: 말굽형

 

골체오름


별칭: 망오름
위치: 조천읍 선흘리 산1,912번지
표고: 395.3m 비고: 30m 둘레: 590m 면적: 25,726㎡ 형태: 말굽형 난이도:☆

 

 

번영로 선흘 입구 사거리에서 산굼부리로 향하는 길목 서쪽에 낮은 언덕처럼 생긴 오름이 있다. 거문오름을 올려다보며 부대오름과 민오름 사이에서 꿋꿋하게 자리하고 있는 오름이다.

이 오름을 두고 골체오름이라고 명칭을 거론하기에는 더러 애매한 데다 그렇다고 새끼오름(알오름)이라고 하기에는 모호하다.

그만큼 산체가 작고 낮으며 제주에 산재한 여러 오름들을 생각하면 비교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골체는 제주 방언으로 삼태기(곡식을 거르는 체)를 일컬으며 골은 갈(갈의 아래아 발음)을 의미하는 표기이다.

제주의 수많은 오름들이 말굽형 굼부리를 지니고 있지만 유독 이곳은 작은 산 체이면서도 뚜렷한 굼부리를 지니고 있어 화산체로서의 면모를 잘 갖추고 있다.

낮은 정상에서나 기슭을 오르는 중에도 굼부리가 한 번에 다 눈에 들어올 정도이며, 낮은 동산이나 머체(돌무더기) 정도로 여길 수 있을 만큼 왜소하다.

그러면서도 등성이와 남서쪽으로 벌어진 굼부리를 제대로 갖춘 모습을 보면 앙증맞을 정도이다.전 사면이 잡초와 잔디 등이 자라고 있었으나 마소들의 출입을 금지시킨 후부터 억새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촐왓을 이루고 있다.

또한 근년에 들어 기슭 아래와 능선 주변에 벚나무를 식재하여 변화를 준 상태이다. 규모가 그러한 만큼 숲을 이룬 모습은 없지만 밋밋한 느낌을 달래주듯 계절에 맞춰 산 체를 따라 피어나는 야생화들의 모습도 볼 수가 있다.

 

왜소함을 직시하는 데는 주변을 에워싼 큰 오름들이 일조를 한다. 부대오름과 민오름을 비롯하여 거함 거문오름의 일부를 포함하는 거대한 산 체들에 갇힌 입지를 갖추고 있다.

전망이 좋아서 망오름이라고도 했지만 그 기능과 여건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비고(高)나 면적 등 이토록 작은 산 체를 두고서 왜 망오름이라고까지 불렀던 것일까.

주변에 큰 숲을 이룬 곳이 없으며 오름의 정상에도 키가 큰 나무들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둘러보기에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봄부터 여름으로 이어지는 시기에는 야생화가 반겨주며 늦가을 능선 언저리를 지날 때에는 억새 물결이 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름의 형세는 골체처럼 생겼다고 해서 골체오름으로 부르지만 외관상으로 그 뚜렷함을 확인할 수는 없다. 과거 민둥산이었을 때의 모습이 그러해서 붙여졌겠지만 지금은 오름 사면에 변화가 이뤄졌고 초입지에 간단한 운동기구들도 있어 골체의 모습을 그려보기는 애매하다.

비슷한 맥락으로 구좌 권역에 체오름이 있지만 그 규모나 전반적인 오름으로서의 비중은 큰 차이가 있다. 분명한 것은 골체오름도 U자형의 말굽 모양새를 하고 있으면서 전형적인 오름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골체오름을 오르는 데는 특별한 산책로가 없다. 골체 형상을 그려본다면 어느 쪽 방향으로 올라도 되지만 사면 왼쪽으로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이곳 초입지에는 농구대 등 간단한 체육시설이 있어 참고를 하면 된다.

 

 

-골체오름 탐방기

-고사리 체취를 위하여 또는 야생화를 만나기 위하여 드나들었던 발자국의 흔적을 따라 올랐 다. 구태여 필요가 없겠지만 타이어 매트나 친환경 매트 등 문명의 이기를 거부하며 자연 그대로 있다.

억새왓을 이룬 기슭을 따라 느리게 오르는 과정은 느낌 자체부터가 다르다. 능선에서 화구로 이어지는 곳에는 묘가 몇 기 있다. 이곳도 명당을 운운했을까.

작은 산 체의 왜소함을 민망스럽게 느끼는데 일조를 했다. 봄이 지나는 길목이라 이미 세상에 보이고 할 바를 다한 벚나무들은 대부분 꽃을 떨어뜨렸고 신록의 푸름을 간직한 잎새들이 허전함을 메워줬다. 고개를 돌려 올려다보니 웅장하고 당당한 모습의 거문오름이 눈에 들어온다.

감히 골체오름이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거문오름이 지닌 구룡의 기세를 어느 정도 받고 있을 것이다. 부대오름에서 부소오름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산 체가 골체오름을 막아서고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할 때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아마도 부대오름이 막아주고 있기에 낮은 골체오름의 야생화가 무난히 자생하게 도움을 주고 있을 것이다.

민오름도 볼거리에 한몫을 했다. 아니 그보다는 오라고 심하게 유혹을 했다. 거부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으면서 그 부름에 응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차라리 이곳에서 바로 이어갈 수도 있지만 차량을 소지할 경우 돌아올 때의 어려움이 있어서 원래의 초입지로 향했다.

걸쭉한 오름들에 둘러싸인 골체오름 한 곳만 탐방하기 위하여 갈 경우는 야생화를 만나기 위한 정도이고 이동거리 때문에 주변을 연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니면 주변 오름을 전망하기 위하여 지나는 길에 잠시 올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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