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굴메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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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굴메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2.0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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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334.5m 비고:280m 둘레:8,111m 면적:2,836,857㎡ 형태: 원추형

 

굴메오름

 

별칭: 군산(軍山). 서산(瑞山). 군뫼. 굴뫼.

위치: 안덕면 창천리 산3-1번지

표고:334.5m 비고:280m 둘레:8,111m 면적:2,836,857㎡ 형태: 원추형 난이도: ☆☆☆

 

 

 

비고(高) 만큼이나 전망과 탐방의 맛이 나는 오름의 맹주

 

보통은 군산(軍山)이라고 부르는 산 체이며 이는 산세의 외형이 마치 군막(軍幕)을 친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이런 연유로 군뫼(메.山)라고도 부르며 굴메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굴메라 함은 그림자를 뜻하는 제주 방언으로서 폭발을 통하여 산이 솟아날 때 굴메처럼 보였다는 설에 연유하여 붙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다른 맥락으로 서산(瑞山)이라고 하는데 고려 목종(1007)에 화산이 폭발하니 새로운 산이 생겨났다는 데서 유래를 하였다.

명칭이 그러하듯(瑞) 길운이나 경사스러움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정상에는 뿔바위라 부르는 바위가 나란히 있는데 쌍봉이 솟았다고 구전이 되고 있으며 이를 두고 용의 머리에 돋아난 뿔이라고 여겼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사실상 굴메의 산세나 특징을 살피기 위해서는 오르기 전에 해안 방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대평리 마을 해안가에서 바라볼 때 군막(軍幕)을 친 모습을 그려볼 수가 있으며 높이 또한 짐작이 가능하다.

흔히들 굴메오름 보다 군산(軍山)으로 더 부르는 이유는 위를 바라보는 모습이 군 막사를 친 모습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두 개의 뿔바위의 위세와 신비로움을 비롯하여 눈썹바위와 애기업게 돌, 미륵돌 등 산 체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정상부 아래에는 제단이 있는데 과거 가뭄이 들 때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효과가 있었다고 전해지며, 지금까지도 매년 예례동 청년회에서 주관하는 군산일출제가 열리고 있다.

 

워낙 전망이 좋고 풍경의 대상이 다양하며 특별히 계절이나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여건이 된다면 노을이나 낙조를 만날 수 있는 저녁에 찾아도 좋다.

해안선과 마을 근처이면서 일주 도로변에서 가까운 굴메오름이 두 번째 높은 오름이라는 사실을 알면 다소 의외라 생각될 수도 있다. 굴메는 해안 쪽에서 측정을 한 때문에 높게 기록이 되었으며, 실제 비고(高)는 280m이나 일반적으로 자주 이용하는 탐방로를 이용할 경우 그렇게 높게 나타나지 않는다.

참고로 제주의 오름들 중에 가장 높은(비고) 곳은 395m의 산방산이며 세 번째 높은 곳은 한라산국립공원 내에 위치하여 출입이 통제된 족은 드레(두레왓 279m)로서 굴메와는 불과 1m 차이이다.

정리하자면, 통제로 인하여 출입이 가능한 오름들 중에서 가장 높은 곳이 굴메인 셈이다.한라산과 다소 거리가 멀기 때문에 산행이나 오름 탐방으로서의 자연 미와 깊은 맛은 다소 떨어진다 할지라도 전망과 탐방의 묘미 등 최고의 오름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정상에 올라간 후 펼쳐지는 풍광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다.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한 폭의 풍경화는 한라산과 해안까지 사방을 두르게 되고 청정의 계절풍이 온몸을 적셔준다.

해안으로는 국토 최남단 마라도를 비롯하여 송악산과, 형제섬, 가파도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귀포 70리 해안을 차지한 3 대섬(문섬. 범 섬. 숲섬) 역시 멀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또한 서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산방산을 시작으로 바굼지(오름)와 모슬봉이 나란히 이어지면서 볼품을 더해준다.

뒤로는 한라산과 더불어 기슭 주변으로 이어지는 오름들이 실루엣처럼 이어지며 확실한 덤이 되어준다.흥미로운 사실은 제주에서 남자형 산(오름)은 굴메오름 뿐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이른바 군산은 숫오름인 셈이다. 남한의 산이 여자의 산이고 한라산은 어머니의 산이라고 칭하지만 숫오름(남자형)이라고 한 사실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한라산 기슭의 국공 내에 자리 잡은 흙붉은오름과 짝을 이룬 돌오름 역시 숫오름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군산의 기세에는 다소 눌리는 모양이다.

산 체의 너른 모양새처럼 찾아가는 길도 여러 곳이 있으나 정해진 진입로를 택할 것을 권한다. 평화로를 지나고 창천 3거리에서 서쪽으로 500미터쯤 가면(왕자암 방향) 오솔길 골목이 이정표가 보인다.

승용차량 진입이 가능하며 이곳에서 능선 주차장까지 간 다음 초입지에서 출발을 한다. 또한, 안덕계곡 입구 바로 옆 대평리로 쪽으로 1.5km 정도를 가면 좌측으로 오름의 입구가 보인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올라가면 정상 부근으로 갈 수는 있으나 차량 이용 시 양방향이 문제가 되며 도보로는 거리가 좀 멀다. 굴메 탐방은 일주도로변을 이용하는 것이 무난하고 편안하다.

그러나 경사나 비고(高)를 살피고 느끼기 위해서는 안덕계곡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대평리로 가다가 초입지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아니면 대평리 해안가로 간 후 외세를 관찰하고 오른다면 다홍치마를 걸치게 된다.

 

 

 

-굴메탐방기

-소로를 따라 들어가면 입구에 딱히 주차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몇 대의 주차가 가능한 공간이 있다. 간단한 운동기구가 있으며 안내판과 정자 등이 있다.

바로 입산을 할 경우 경사를 따르기 때문에 워밍업을 겸하여 주변과 열린 공간을 살폈다. 지나온 방향으로 시야를 돌리니 벌써 몇 개의 오름들이 보인다.

여러 차례 찾은 굴메인지라 여느 오름보다 더 여유와 느긋함으로 시작을 했다. 대병악과 소병악 등을 시작으로 산 체들이 솟아난 모습은 정상에서의 눈 맞춤을 예고하고도 남았다.

중턱의 경방 초소를 지나 조금 오르니 정상부의 산 체가 보였다. 굴메의 허리를 지날 때 쯤 보이는 경사를 오르면 정상이다. 구태여 고개를 쳐들지 않아도 초록의 산 체와 파란 하늘의 조화가 눈에 들어왔다.

풍경 놀이를 하기에 충분할 것 같은 생각에 발길을 서두르며 힘 있게 내디뎠다. 중간 능선에 정자가 있으며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좌측은 구시물이라 부르는 약수터로 이어지는 소로이며 이후 정상으로 갈 수도 있다. 굴메에 온 이상 구시물을 만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효과와 슬기로운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일단은 곧바로 정상으로 향하고 하산길에 연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굽이굽이 경사를 따라 오르다가 사자암이라 부르는 기암을 만났다.

바위의 형태가 사자가 누워있는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래 마을 지명이 예래(猊來)동인데 이곳 군산을 사자로 칭하여 사자가 온다는 의미로 정해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한 인근 마을 예례 초등학교 근처에서 보면 마치 사자가 바다를 향해 두 다리를 뻗고 누워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이를 두고서 사자가 오는 마을(사자猊. 올來)이라는 유래가 생겨났다고 한다. 그만큼 이 주변 마을 사람들에게 있어서 사자바위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이기도 하다굴메의 곳곳에는 진지동굴이 있다. 태평양 전쟁 말기에 일본군들이 마을 사람들을 강제로 동원하여 파 놓은 흔적들이다.

오르다 잠시 들러볼 수 있도록 잡초를 제거하고 길을 열어 놓았다. 형태가 비슷하기 때문에 정상부에서도 상세하게 만나게 되기에 그냥 지나쳤다.동쪽 정상부에는 용의 머리에 쌍봉이 솟았다고 구전이 되는 뿔바위가 있다.

그러나 바위의 생김새나 주변은 부드러움이 묻어나며 부둥켜안고 싶을 만큼 온화하게 느껴졌다. 쌍바위 옆에 앉으면 세상이 열리고 또 열린 세상이 보인다.

산 찾아 바다 찾아가곤 하지만 이 만한 곳이 또 어디 있으랴. 굴메는 거칠지도, 사납지도, 우쭐대지도 않으며 그저 늘 편안하고 얌전하게 오르는 이들을 반겨준다.

바다 쪽으로 내려다보면 한적한 대평리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려다보는 그 모습은 굴메가 보답해주는 한 폭의 그림이다.

한라산 쪽에서 바라볼 때 군산이 가로막아 보이지 않는 마을이 대평리이다. 너무  많이 넉넉하고 평화롭게 보이는 전원과 해안의 모습이 전부이다.

바다와 어우러지는 정경이 이토록 아름답게 느껴짐은 아마도 오르는 동안 흘린 땀과 거친 숨소리에 대한 결과와 대가 때문일 것이다.

가볍고 자연스럽게 고개만 조금 돌렸을 뿐인데 이번에는 산방산과 눈이 마주쳤다. 제주도 오름들 중 최고의 비고(高)이거늘 어찌 순서를 바꿀 수가 있겠는가.

바로 지금 두 번째 높은 오름에 있지만 눈높이만큼은 애써 비교를 하지 않았다. 박수기정과 다래오름(월라봉)을 비롯하여 송악산 등으로 이어지는 풍경 또한 가히 일품이다.

최남단 마라도와 가파도 역시 숨을 줄을 모르고 당당하게 자태를 드러냈다. 하지만 저들은 굴메오름에게 있어서 하나의 호위병에 그치지 않는다.

숙연하게 명소들을 바라보다가도 이제껏 우러렀던 생각이 바뀌고 그 변심은 굴메로 향하게 된다. 그만큼 전망과 군기(軍氣)를 포함하는 느낌이 좋아서일 것이다.

시기와 시간이 그러한 때문이었을까. 여름날의 한낮인지라 오르내리는 동안 단 한 사람도 만나지 못 했다. 하지만 결코 가난한 행보는 아니었다.

오르는 동안과 오른 후에 내 눈을 즐겁게 해주는 풍경이 있어 넉넉하고 풍요롭기만 했다. 비틀거리고 힘겨워하는 동안 육신에서 흘러내린 땀은 불어오는 청정의 계절풍과 맞바꾸었다.바람이 불어왔다.청정의 해풍이 온몸을 적셔주었다.

설익은 가을이 불어왔고 에너지가 불어왔다.날씨가 좋을 때는 굴메로 향하라!

해안 풍경과 한라산을 비롯하여 사방이 다 열리는 세상으로 가라.세상 속에 나의 전부를 맡겨도 될 그곳으로 가라.하늘도 내 편,바다도 내 편,자연도 내 편,그곳에서는 모두가 내 편이 된다.

그늘이라고 한 평도 없는 정상이지만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꽤나 오래도록 걸터앉았다. 호화스럽고 사치스러운 두 눈을 통해 실컷 훔쳐내고 천천히 서쪽 능선으로 향했다.

국가기준점(삼각점)이 있는 곳을 지나고 난 후 진지 동굴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 선 채로 쌍바위 쪽을 바라보면 비로소 굴메의 영험하고 늠름한 모습과 기운을 느끼게 된다.

산세가 수려하고 풍수지리상 오름의 정상은 명당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굴메는 금장(禁葬)지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 묘를 쓰면 가뭄이 들고 흉년이 든다 하여 무덤을 쓰지 못 하게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오름의 아래쪽과 기슭의 일부에는 과거부터 있었던 몇몇 묘지들을 볼 수 있지만 금장지라 하였다. 내려오는 방향은 애써 다른 곳을 통하여 진행을 했다.

약수터가 있는 곳을 거쳐 간다면 올라올 때와 다른 길을 이용하게 되므로 지루하거나 식상한 결과를 떨칠 수가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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