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극락오름
상태바
[오름이야기]극락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2.19 23: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고: 313.5m 비고: 64m 둘레: 1,341m 면적: 131,583㎡ 형태: 복합형

 

극락오름

 

별칭: 극락악(極樂岳)

위치: 애월읍 고성리 산3번지

표고: 313.5m 비고: 64m 둘레: 1,341m 면적: 131,583㎡ 형태: 복합형 난이도: ☆☆

 

 

아미타불의 정토가 흐르는 극락의 산 체...

 

극락(極樂)의 표기에서 알 수 있듯이 종교적인 뉘앙스가 풍기는 명칭을 가진 오름이다.

극락은 아미타불(阿彌陀佛)의 정토(淨土)로 알려진 불교도들의 이상향을 뜻하는데, 보통의 오름들과는 다른 유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알 수가 있다.

한자로 극락악(極樂岳)으로 표기를 하며 그 외의 별칭이 없는 것을 보면 이 오름의 명칭이 풍기는 바가 특별하게 느껴진다.

극락(極樂)산, 극락봉 등으로도 부르나 보편적으로는 극락오름이라고 한다. 이곳과 비슷한 유래를 나타나는 곳으로는 한림읍에 선소오름이 있는데 이 경우도 같은 맥락으로 구전되고 있다.

예부터 이곳에 오름 탐방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찾는 이들은 많지 않았으며, 주변에 목장과 묘지 등이 있어서 이와 관련한 사람들의 출입만 있을 정도였다.

이전에는 고성 마을을 통하여 탐방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평화로가 생긴 이후부터는 보다 접근성이 용이해졌다.

평화의 섬 교회 주변의 소로를 따라 들어가면 되며 이 경우 산 체의 등성 가까이에 도착이 되므로 오르는 과정보다는 낮은 동산이나 숲길을 지나는 느낌이 든다.

 

표고는 313.5m이며 비고(高)는 64m로서 전형적인 말굽형 화구를 지닌 나지막한 오름이나 화구 주변은 과거에 비하여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또한 오름 일대는 방목지를 겸하고 있으며 화구 쪽의 일부는 농경지로 개간이 된 곳도 있다. 등성을 따라서 가족공동묘지나 문중 묘지들이 있어서 극락오름을 두고서 망자들을 맡기기에 적합하다는 의미를 부여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능선을 따라 들어간 후 정상부에서 해안 쪽과 한라산 방향을 전망할 수 있으며 등성 주변으로는 거칠지 않은 풀밭과 쉼터로서의 적당한 공간이 있다.

고성리를 비롯하여 북쪽에서 바라볼 때 높게 솟은 산 체를 확인할 수 있으나 평화로나 인근에서는 이미 정상부와 비슷한 높이가 되므로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60여 m의 비고(高이)기는 하지만 아래쪽에서 바라볼 때는 몸 체와 더불어 넓게 퍼진 말굽형 분화구의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다. 깊은 숲을 이루지는 않았지만 정상 부근을 비롯하여 사면에 걸쳐 소나무들이 있으며 일부 거목의 노송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한편, 이 오름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항몽유적지가 있다. 항파두리성과 안오름 등 몽고항쟁과 관련한 역사의 현장이 위치하며 극락오름의 북쪽인 고성리를 초입으로 할 경우 진입로에 들어서기 전에 살맞은돌이라 부르는 특별한 바위를 만나게 된다.

이는 화살을 맞은 돌(바위)을 뜻하며 인근에 항파두리와 관련이 있다. 이 바위는 삼별초 용사들이 궁술을 연마하기 위하여 과녁으로 이용을 했던 것으로 살이 박혔던 흔적은 7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화살촉은 약 50년 전까지만 해도 남아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어 당시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극락오름 탐방기

-명칭이 전해주는 느낌이 그래서일까.특별한 산 체는 아니지만 진입을 하기도 전에 극락이라고 정한 이유가 사뭇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극락을 이야기하는 곳이 있기는 할까.

또한 그 장소가 어디란 말인가.어느 오름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초행일 경우 설렘이나 기대가 따르는 법인데 하물며 이 오름의 명칭을 부여안고 찾는다면 더한 궁금함이 생기기 마련이다.

제주시를 기준으로 할 때 평화로를 따라 가다가 관광대학을 지나 고성리 교차로 지점에서 우측으로 이어가면 된다.

과거 홀리데이호텔~르네상스호텔이 있는 방향이며 인근 도로에 접어들면 세계평화의 섬 교회가 보인다. 교회 가기 바로 전에 우측 비포장 길이 있다.

지금은 흉물처럼 폐허가 된 호텔 부지 안으로 갈 수 있으며 오름 입구에 주차 공간이 있다. 지대가 높은 쪽이므로 오름 정상부로 가는 자체가 평지를 가듯 걸어가면 된다.

휠체어나 유모차도 입장 가능하다면 다소 과장된 표현일까. 목장을 겸하는 곳이 포함되고 선산들이 많이 있어서 차량이 다닌 흔적도 보였다.

하지만 진입로를 비롯하여 오름 전체의 바닥은 친환경 매트는 둘째하고 그 흔한 타이어매트 조차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오월의 향연에 동참이라도 하듯 볼레낭(보리수나무)도 꽃을 피웠고 작은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다. 오름을 찾는 자체는 바로 자연을 만나는 일이기에 사방을 주왁주왁(기웃거리기)하는 것도 포함을 하며 느리게 진입을 했다.

조금 들어가니 커다란 소나무 몇 그루가 텃주대감이라도 되는 양 버티고 있고 주변이 열리는 자연의 광장이 나왔다. 비고(高) 지점은 아니지만 정상부와 나란히 이어지는 곳이기에 사실상 이미 오름에 도착을 한 셈이다.

거칠지 않고 평평한 공간이라서 쉼터로서의 가치도 충분히 있다. 추측하건대 극락오름도 삼별초군이 체력훈련이나 군사훈련장으로도 이용이 되었을 법하다.

상상으로 그 모습을 떠올리니 비로소 삼별초의 함성과 함께 호국의 정열을 불태웠던 그림이 그려졌다. 오름 능선 곳곳에는 묘들이 있고 대부분은 산담(묘 주위를 쌓은 돌담)을 쌓지 않은 상태라서 오름으로서는 몸살 앓이가 덜 해 보였다.

이곳에 묘가 많은 것 역시 명당으로서의 입지와 더불어 극락을 운운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구태여 고개를 높이 쳐들지 않아도 한라산 일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욕심과 아쉬움을 느끼며 좀 더 좋은 가시거리를 요구할 필요는 없었다. 푸름이 보이고 청정의 맑은 공기가 온몸을 감싸도는데 구태여 그럴 필요가 있겠는가. 오르막도 거친 수풀도 없는 곳을 찾아오는 동안에 에너지 한 방울도 허비하지 않은 탓에 애써 크게 심호흡을 했다.

비로소 혼자임을 알고서는 더 크게 그리고 더 오래도록 주변 상황에 취하려 했다. 반대편으로는 해안선을 중심으로 한 폭의 그림이 펼쳐졌다.

거리상으로는 꽤나 먼 지점이지만 좁지롱한 바다 내음을 실은 공기가 코끝으로 스며들었다. 지나오는 동안에 숲을 거치면서 더 신선해졌을 뿐 그 느낌은 살아있었다.

극락오름을 향한 날씨는 신의 시기와 횡포가 발작을 하며 가시거리를 방해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윤곽이 나타났다.

꽤나 수령이 오래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말뚝 소나무를 중심으로 주변에 몇 그루가 호위를 하듯 버티고 있어 마치 극락오름지기라도 되는 양 우쭐거리는 모습으로 느껴졌다.

행여 삼별초를 이끌었던 김통정 장군이나 명장들의 얼이 담겨 있지는 않은지 마음속으로 그려봤다.명당으로 보이는 중심에도 어김없이 묘가 있다.

행여 이곳에 무덤이 없다면 해안 방향을 전망하는데 있어서 가장 적합한 장소가 될 것이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비로소 정상부를 실감하게 하는 삼각점 표식이 퇴색한 억새왓을 차지하여 외롭게 버티고 있다.

하지만 사방이 막힌 때문인지 비고(高)를 두고서 가장 최고점이라고 느끼기에는 모자람이 있다. 방향을 달리하여 화구 안으로 시선을 담았다. 참 자유스럽다 못해 어지러울 정도의 풍경이 열렸다.

나무도 넝쿨도 또한 수풀도 저마다 성장의 기로에서 공생과 기생을 하며 영역 싸움을 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비고(高에) 비하여 산 체의 넓이가 크기 때문에 화구 역시 대단했다.

대체 극락의 세계는 어디였을까.

또한 극락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 찾아야 했을까. 어쩌면 이곳 오름을 포함하여 체력훈련과 군사훈련을 했을 삼별초 군대들의 영혼과 기(氣)를 두고서 의미를 부여한 것은 아닐까.

그러기에 삼별초의 호국정신이 깃든 곳이라 극락으로 표현을 한 것은 아니었을까.탐방의 묘미보다는 계절의 싱그러움을 느끼기 위하여 마실 모드나 산책형으로 찾아도 적당한 오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극락의 세계를 그려볼 수 있는 터라는데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고 또 궁금함도 지닌 채 찾아보는 것은 어떨는지 모르겠다.

오름의 아래쪽으로 ‘살맞은돌’이 있는가 하면 항파두리 토성 등이 위치하고 있어서 역사와 자연을 포함하는 도보여행을 겸해도 좋은 여정이 될 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