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낭끼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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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낭끼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3.0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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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85.1m 비고: 40m 둘레: 1,605m 면적: 82,601㎡ 형태: 원형

 

낭끼오름

별칭: 낭낏오름. 낭케오름. 남케오름. 남거봉(南擧峰). 남관봉(南冠峰)

위치: 성산읍 수산리 3,954번지

표고: 185.1m 비고: 40m 둘레: 1,605m 면적: 82,601㎡ 형태: 원형 난이도: ☆☆

 

 

 

낮지만 전망의 조건이 좋고 오름의 입지가 잘 나타나는 산 체...

 

낭끼라는 용어에 관해서 정확한 풀이를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르지만 이 산 체와 관련한 모양새와 주변 상황 등을 참고하면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가 있다. ‘낭’이라 함은 제주 방언으로 나무(木)를 뜻하고 ‘끼’는 부르거나 함께 사용되는 단어와 연관을 할 때 이해를 하는데 보다 쉽게 접근이 된다.

따라서 낭끼는 나무가 우거진 깊은 숲이나 외각지 또는 좀 떨어진 지역의 터를 가리키고 있어 이 오름 주변과 관련을 한 것으로 짐작할 수가 있다.

또한 ‘낭케’로도 부르는데 ‘케’는 잡초나 잡목들이 우거진 들판이나 일정한 지역을 말하는 만큼, 나무가 우거진 들판과 산 체 등을 합하여 불렀던 것으로 추측이 된다. 또한 남관봉(南冠峰)이라는 한자 표기도 사용이 되는데 이는 오름의 외형이 마치 갓을 벗어놓은 것과 같은 모양새라 하여 붙여졌는데, 세월이 지나는 동안 조림사업과 일대 환경의 변화가 이뤄진 지금으로서는 이해를 하는데 한계가 따른다.

보통은 한자 표기를 두고 남거봉(南擧峰)으로 사용을 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낭끼오름으로 부르고 있다. 대부분의 오름들이 그러하듯 보는 방향에 따라 외형이 다르고 정상에 오른 후 굼부리나 산 체의 특성이 다르게 나타나므로 오름을 오르는 일은 이러한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되게 마련이다.

낭끼오름 역시 예외는 아니며 동서로 길게 누운 형체를 하고 있으나 남쪽에서 바라볼 때는 낮게 솟은 사다리꼴 형상으로 나타나며, 서쪽에서는 정상으로 경사가 이뤄진 원뿔형으로 보인다. 북서쪽 등성은 기슭을 따라 구릉지대로 이어지면서 낮은 타원형으로 구분이 되나 침식작용 등으로 인하여 형체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정상에는 전망대를 겸하는 휴식용 정자가 만들어져 있으며 접근성은 물론이고 40m의 비고(高)가 말해주듯 오르내리는데 별 어려움이 따르지 않는다. 낮은 산 체라고 여기고 오르게 되지만 정상에 도착을 하면 반전이 이뤄지며 우선은 전망의 조건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성산일출봉을 비롯하여 우도와 동부권 오름 군락들이 풍경을 지닌 채 펼쳐진다. 방향을 달리하면 한라산과 일대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높이에 비하여 비교적 전망이 좋은 입지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특히나 낭끼의 정상은 일출과 여명을 촬영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 사진 촬영을 즐기는 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오름을 오르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정상에서 만나는 일대의 전망을 우선으로 포함하게 된다.

비슷한 오름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같은 장소이다 할지라도 계절마다 달리 보이는 것이 바로 오름이다. 그러기에 제주의 오름을 탐방하는 일은 시작과 끝의 한계도 마무리도 없는 진행형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오름의 정상에 전망대가 있다는 자체가 전망터로서 좋은 때문이 아닌가.

낭끼오름 역시 이러한 여건을 갖춘 산 체로서 특별한 의미를 두고 찾는 경우가 많다. 사방으로 펼쳐지는 초지와 오름 군락을 바라보며 샛바람의 시원함을 맞는데 있어서 낭끼오름 만큼 좋은 곳이 어디 있을까. 40m 정도에 불과한 비고(高)를 감안한다면 낭끼오름의 입지는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낮은 언덕 정도로 생각을 하고 올랐다가 전망대 위에 올라서면 비로소 반전이 연출된다. 오름의 정상 표고는 불과 185m 정도이지만 정상부에는 전망대와 경방 초소가 있다. 산불 감시초소가 만들어졌다는 결론 자체가 조망권이 있다는 의미가 된다.

계단 몇 개를 딛고 올라서면 비로소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사방과의 눈 맞춤이 시작이 된다. 하나둘씩 숫자 세기를 해보고 현장의 표지판을 참고하면서 오름의 이름들을 불러보고 바라보게 된다.한편 낭끼오름은 수산리 자연 생태 탐방로 2코스에 포함이 된 곳이다.

생태 탐방로는 포토존 전망대를 기점으로 낭끼오름에서 수산 한못을 거치면서, 빌레왓 수산평야를 지나고 후곡악(오름)으로 향하게 지정된 코스이며 도보여행과 자연 탐방지로서 특색을 갖추고 있다.

포토존 전망대가 생겨나면서 이곳에만 올라가도 드넓게 펼쳐진 오름 군락을 보면서 셔터 놀이를 할 수가 있다. 수산 2리와 구좌읍 송당리를 연결하는 금백조도로변의 포토존 전망대는 지나다가 잠시 머물 수 있도록 주차 시설도 되어 있다.

낭끼오름과 수산 풍력발전단지를 한 곳에서 보면서 주변의 오름을 볼 수도 있다. 낭끼오름 탐방만을 위한다면 포토존 전망대 주차장 보다 조금 더 동쪽으로 이동을 하면 된다. 초지 사이로 소로가 있으며 안쪽 진입로에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다만 수산생태길 코스를 선택한다면 포토존 전망대 주차장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낭끼오름 탐방기-

 

오름 입구에 간단한 안내판이 있으며 초입지에 들어서면 소나무를 비롯한 잡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바닥은 솔잎과 솔방울이 대부분 차지를 하고 있으며 일부 잡초들도 산책로를 향한 침범을 노리고 있다.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연인이 되어주는 편백나무 몇 그루가 있어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늦가을이면서 햇볕과의 마찰이 모자란 때문인지 편백이 내뿜는 깊고 그윽한 향을 맞는 것은 어려웠다. 그래도 바라보며 지나치는 자체로도 분위기에 한몫을 하는 편백인지라 애써 킁킁대면서 지나쳤다.

구태여 거리가 얼마이고 소요 시간이 어느 정도인가를 논하기는 쑥스러웠다. 거친 심호흡의 반복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이며 잠시 동안 앞을 보고 오르다 보니 어느새 정상을 알리는 능선이 나타났다. 중앙의 경방 초소를 중심으로 전망 데크가 만들어져 있고 경방 초소가 보였다.

정상 주변에서는 별도의 산책로를 기대할 필요조차 없었고 그 흔한 타이어매트도 없는 자연의 길 그대로이며 일대는 촐왓(억새 띠 등)이 장악을 하고 있었다. 전망대 주변에는 사방을 전망할 수 있도록 휴식용 의자가 만들어져 있었지만 늦가을 촐왓의 횡포가 너무 심해서 앉아서 전망하는 그 실행은 어려워 보였다.

전망대에 오르면 사정권 내의 오름들의 이름들이 쓰여져 있다. 물론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오름을 우선으로 하며 전망이 비교적 좋은 오름들이 대부분이다. 멀지 않은 곳에 풍력발전기들의 모습도 분위기와 전망 놀이에 한몫을 했다. 자연 앞에 펼쳐진 문명의 이기이지만 이제쯤은 그 익숙함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우도와 일출봉이 사정권 안에 들어왔으나 배부르게 두 눈에 담기에는 부족함이 따랐다.

유난히도 가시거리가 인색한 데다 미세먼지와 짙은 안개가 심하게 질투를 하며 방해를 한 때문이다. 전망대 옆 의자에 잠시 걸터앉으니까 잡초들 사이로 야생화들이 보였다. 거친 촐왓의 횡포에도 아량곳 하지 않고서 피어난 모습들이 이채롭고 정감있게 느껴졌다. 노란 미역취와 보랏빛 잔대가 두 눈을 뺐어가버렸다. 비로소 작고 낮은 산 체에서 이만한 결실을 얻었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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