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8개 마을 당제.. 수산1리 울뤠모르하로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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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8개 마을 당제.. 수산1리 울뤠모르하로산당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17.05.06 2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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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 옷 입지 않으면 본향당 출입 금할 정도로 규율 엄격


수산1리 울뤠모르하로산당 (本鄕堂)


수산리 울뤠모르하로산당 本鄕堂
(제주특별자치도 지정 민속자료 9-4호)


위치 ; 성산읍 수산리 514번지. 수산초등학교에서 시흥리 쪽으로 400여m 가면 팽나무가 있고 거기서 우회전해서 200여 가면 다시 팽나무가 있는데 또 오른쪽으로 100여m 간 후 350여m를 가면 길 왼쪽 밭 옆으로 당으로 가는 좁은 길이 있다.
문화재 지정사항 ; 비지정
시대 ; 조선

 
 

이 당은 수산·고잡(수산2리)·고성·오조·성산리에서 공동으로 모시는 본향당이다. 예전에는 앞서 5개 마을 외에 난산리, 신양리, 시흥리까지 포함 8개 마을 여성들이 모여 함께 당제를 지냈다고 하니 그 규모가 제주도에서 가장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본향당의 상단골은 수산2리와 수산1리 여성들이다. 이들은 제단을 중심으로 왼쪽편에 자리잡는데 제단과 가장 가까운 곳에 수산2리, 바로 옆으로 수산1리 여성들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한복 위에 하얀색 스웨터를 입고 있는데 "당신을 모시기에 앞서 절대로 부정한 행동을 하지 않고, 옷도 정갈하게 갖춰입는다"는 것이 상단골들의 설명이다.

예전에는 하얀색 옷을 입지 않으면 아예 본향당 출입을 금했을 정도로 규율이 엄격했다고 한다. 이제는 세월이 흐르면서 하얀색 겉옷을 입지 않아도 되지만 상단골들의 따가운 눈총은 받아야 한다.

단골들은 하나같이 "수산본향당에 오기 위해서 정성을 드리지 않고 올 수 없다"고 한다.본향당을 찾는 여성 대부분이 결혼후 아이가 생기고 난 뒤부터 다녔다고 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가족들의 무사안녕이다. 다른 마을의 신과세제와 달리 단골들이 적어온 가족들의 이름을 연명하지 않는다.

심방의 말을 빌리자면 예전에 단골들의 수가 너무 많아 일일이 신에게 다 고하자면 날이 새어 버렸기 때문에 이를 생략했다고 한다.(한라일보 130314)


본풀이는 다음과 같다.


《 본산국은 아방국은 종달리, 어멍국은 맹호부인, 중국 대국서 솟아난 한집. 글 공부 활 공부 하다 아방 눈에 골리나고 어멍 눈에 시찌나 삼부처를 귀양정배 마련허난 제주 남방국을 나올 때, 한라산 테역장오리 좌정허여 좌우천기를 살펴보니 좌정헐 곳이 못 되다.

오백장군 오백선생 구경하며 차츰차츰 내려오는 게 송당을 오라네 금백주를 대국의 대부인 설연허고 사는디, 대부인이 목이 점점 말라져 물을 먹지 못하는 게 물확엣 물을 먹다 돝터럭이 코레레 찔런 피가 난다. 집에 와시난 남편이 말을 하되 '어찌허난 부정이 만만하다.

대정 마라섬으로 귀양정배 나가라' 귀양정배 마련허고, 요왕국에 들어가 요왕국 말잣딸애기 소첩을 얻어 들어오니, 소부인이 말을 하되 '대국의 대부인은 어디 갔습니까?' '부정이 만만하여 대정 마라섬으로 귀양정배 보내었노라.' '이거 무신 말이우꽈? 귀양을 풀려사 헙네다'

소부인이 대부인의 귀양을 풀리져 달려가 보니 일곱 아길 난 질뢈더라. 걸레도 일곱, 지성귀도 일곱을 허연 가시난 '느 아니믄 나 무사 귀양오느니?' 씨앗싸움을 하는디, 소부인이 '내 그른 게 아니우다. 성님 냄편네가 그르우다.' '그러면 느가 일곱 아길 업엉 냄편네한틸 가라' 업져내언 보내어 두고 큰부인은 개맛으로 개보말 줏어 먹으멍 알손당 냄편을 찾아 올라 삼부처가 살아가는디, 딸자식은 손지방상 이른여덟, 아들 자손 여든여덟 나고 삽네다.》(오성찬, 「제주의 마을 시리즈 제주 동부의 핵심 마을 고성리」108쪽)


당집 안에 나무로 깎아 만든 신상을 모시고 있었다. 1980년 전후하여 당집이 허술하여 동네 젊은이들이 입대 전에 장난으로 신상의 목을 빼어갔다고 하며, 그 사람은 얼마 안 가서 죽었다고 한다.(제주도 당 신앙 연구 39쪽) 나무인형은 두찬이라는 사람이 제주4·3사건 조금 전에 할망, 하르방 한 쌍을 만들어서 올린 것이라 한다.


울뤠모루당은 정월 초2일 신과세제, 정월 15일 영등제, 이월 13일 영등송별제, 칠월 7일 백중마불림제, 동짓달 14일 시만곡대제를 올린다. 굿은 마을에서 관장을 하는데, 정월에 수산1리가 택일해 마을제를 집행한다.

메 3기(메친 쌀, 불린 쌀) 떡, 과일, 생선, 소고기, 소주, 계란, 자치로 시마지천, 양단, 소지를 준비하여 간다. 굿이 끝나면 수산1리, 수산2리, 고성리, 오조리, 성산리 순으로 일일이 마을사람들 1년 운세를 점을 쳐 준다.
당 입구에는 ‘수산리본향당’이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주변에는 후박나무와 팽나무가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고, 높은 동산에 자리 잡고 있어 마을을 내려다보는 형세이다. 당집은 볼품없는 기역자로 각진 슬레이트집으로 되어 있다.


이 본향당의 계보는 김씨→강씨→조씨 등의 12대 조상에 이어 조건평→수산리 빌레옥선(조옥선)→조인배→ 온평리 강금자 심방을 거쳐 2010년부터 오용보 심방이 집전하고 있다.

오 심방은 29살이 되던 해에 굿판에 다니기 시작했고 10여년전 당시 수산본향당 심방인 강금자씨를 쫓아다니다가 수산본향당 명도를 물려받았다.

오 심방은 수산본향당 외에 고성리, 신산리 당제도 집전하고 있다. 수산본향당의 명도는 마을주민들이 쇠를 모아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제주의소리 100914 김은희 글, 한라일보 130314)


신상은 자손(신앙민)들이 바친 붉은 색, 검은 색 옷을 입고 있으나 머리가 없는 것이 처량하다. 2006년 2월 12일에 보니 옷이 새 옷으로 바뀌었는데 남신의 옷은 종전과 거의 비슷한 붉은 색이고 여신의 옷은 초록색이었다.
《작성 041025, 보완 1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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