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다랑쉬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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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다랑쉬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5.1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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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382.4m 비고: 227m 둘레: 3,391m 면적: 800,463㎡ 형태: 원형

다랑쉬오름

별칭: 다랑쉬. 월랑봉(月郞峰). 대랑봉(大郞峰). 월랑수산(月郞秀山)

위치: 구좌읍 세화리 산6번지

표고: 382.4m 비고: 227m 둘레: 3,391m 면적: 800,463㎡ 형태: 원형 난이도: ☆☆☆

 

 

제왕적 군주로 군림하는 제주도 최고의 화산체...

 

한라산국립공원 내와 일부 다른 지역의 오름들과 비교한다면 구좌 권역은 오름의 왕국이라 할 수 있다. 이 오름들은 마치 위계질서가 있고 서열이 있는 것처럼 군락을 이룬 채 저마다 볼품이나 산 체의 특성을 잘 나타나려 하고 있다.

그만큼 여러 화산체들이 산재하고 있는데 이 지역에 있는 오름들 중 높은오름과 더불어 다랑쉬는 면적이나 높이 등 규모를 감안할 때 최고를 자랑한다. 특히나 다랑쉬는 즐비하게 이어지는 산 체들의 중심을 차지한 모습에서 마치 제주도 오름의 제왕으로 군림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위치는 둘째하고 다랑쉬의 존재는 제주의 오름들 중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산 체의 높이를 비롯하여 규모 등이 이를 반영할 뿐 아니라 수백 개나 되는 제주의 오름을 합해도 비고(高)는 상위권에 해당이 되며 특히나 구좌읍을 포함하여 동부권의 오름들 중 가장 높다.

이러한 여건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다랑쉬와 관련한 내용은 여러 가지로 전해지고 있다. 산 체의 봉우리를 중심으로 둘러진 굼부리가 마치 달처럼 둥글게 보이는데 연유하여 붙여진 명칭을 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다른 뜻으로는 고구려어(語)의 높은 봉우리를 나타내는 달(돌. 높다. 산. 고귀하다)과 수리(봉우리)를 합한 의미로 풀이를 하고 있다.

이는 다랑쉬 자체가 변화하여 붙여진 설이라고 전해지고 있는데 달랑쉬나 돌랑쉬(아래아식 발음)로도 불렀다고 한다. 또한 월랑봉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다랑쉬를 나타내는 이두(吏讀)식 표기의 변화로 추정을 하고 있다.

따라서 월랑봉(月郞峰)을 비롯하여 대랑봉(大郞峰)이나 월랑수산(月郞秀山) 등 다른 표기도 이와 관련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월랑수산(月郞秀山)이나 대랑봉(大郞峰)으로 표기한 것을 보면 일찍이 빼어난 사나이(郞秀) 오름의 우두머리로서 제왕적 군주로 군림을 하는 것에 비유를 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오름으로서 갖춰야 할 입지와 환경이 뚜렷한 데다 규모가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세나 위엄을 비롯하여 당당한 모습 등을 고려할 때 제주의 오름들 중 최고라 할만하다. 둘레가 무려 1,500m나 되는 원형 굼부리가 말해주며 깊이는 한라산 백록담과 비슷한 115m이다.

사방을 돌며 바라보는 외형은 원뿔형이나 삼각형을 이룬 모습이면서 균형미를 갖춘 산세임을 확인할 수가 있다. 그러나 실제 등성이의 안팎은 모두 급경사를 이룬 거대한 산 체이다. 한마디로 다랑쉬는 오름의 제왕이다! 그러면서도 일부에서는 오름의 여왕으로 표현을 하기도 한다.

언제 누구에 의하여 그렇게 붙였고 이런 내용이 퍼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는 대단한 착각이고 어리석은 표현이다. 모든 여건을 고려할 때 차라리 오름의 제왕으로 표현을 하는 편이 맞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제주도 오름의 랜드마크이면서 황제나 제왕 정도가 더 어울릴 법하다.

다랑쉬를 오름의 여왕으로 칭한다면 최고의 곡선미를 지닌 따라비오름이 슬퍼할 것이고, 빼어난 각선미를 간직한 용눈이오름이 노여워하지 않겠는가. 어쨌거나 제주의 수많은 오름들 중에서 최고의 가치와 특성을 지닌 것만은 틀림이 없으며 그 존재감만으로도 위엄과 위상을 알 수가 있다.

운치와 분위기가 있으며 실로 탐방의 맛이 나는 매력 있는 오름인 것만은 확실하다. 다랑쉬의 존재와 가치는 멀리서 바라보고 다시 올랐을 때 비로소 오름 그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 오르내리는 과정과 굼부리를 중심으로 한 바퀴 돌아보는 동안 만나게 되는 사방의 풍경은 가히 으뜸이라 할 수 있으며, 최고의 화산체로서의 입지를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다랑쉬 아래의 진입로에는 정자나 평상을 비롯하여 쉼터 공간이 있고 탐방안내소까지 시설이 되어 있다. 또한 산 체를 빙 둘러 돌아볼 수 있게 오름 둘레길을 만들어서 덧셈의 진행을 할 수 있게 하였다. 이런 가운데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거리상으로 멀어서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는 점이다.

 

 

 

-다랑쉬 탐방기-

한두 번 찾은 곳도 아니지만 다랑쉬는 오를 때마다 다른 느낌이 든다. 다랑쉬의 존재와 가치만으로도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계절이나 날씨도 분위기를 다르게 하지만 여느 오름을 찾을 때보다 기대와 설렘의 정도가 클 수밖에 없다.

여름의 중심에서 다시 찾은 다랑쉬는 익숙하면서도 반가운 기분이 우선 먼저 다가왔다. 초입지에는 삼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간간이 편백 나무도 보이며 숲을 이룬 곳에 평상과 휴식용 나무의자 등이 있다. 탐방 전이나 후에 이곳에 앉아서 휴식을 하는 자체로도 힐링의 진행을 하는 느낌이 든다.

다랑쉬 탐방은 진입로에서 곧바로 경사가 시작된다. 워밍업을 할 만한 거리가 없기 때문에 주차장 주변에서 어느 정도 몸을 푸는 것이 좋다. 오름으로서의 깊고 그윽한 맛과 탐방의 가치를 비롯하여 운동량을 참고한다면 100여 m의 비고(高)면 족하다.

그러한 점에서 본다면 다랑쉬는 그 두 배가 넘는 셈이다. 지금의 탐방로는 지그재그 형식으로 이뤄져 그나마 오르는데 있어서 느린 걸음을 택한다면 무리함이 없다. 과거에 직선형으로 등정을 했던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지금의 구성에 도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경사를 따라 진행을 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잘 정비가 된 탐방로를 따라 천천히 오르면 된다. 언제나 그랬듯이 경사를 따라 오르다 한숨을 돌릴 겸 걸음을 멈춘 후 올라온 방향으로 몸을 돌리니 아끈다랑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끈다랑쉬는 다랑쉬 앞에 있어서 붙여진 명칭이며 족은(작은)다랑쉬라고도 부른다. 직접 오르기보다는 다랑쉬라는 걸쭉한 오름이 있기에 이곳에 올라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느낌이 살아난다. 위에서 바라보는 아끈다랑쉬의 모습은 전라를 노출시킨 채 보는 이로 하여금 운치와 정겨움을 느끼게 해준다.

산 체의 전부가 한눈에 들어오면서 낮은 등성과 앙증맞을 정도로 작은 굼부리에는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계절마다 색이 달리 보이는데 여름의 푸른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반대로 아끈다랑쉬에 올라서 다랑쉬를 살피는 것도 좋은 방법이므로 함께 연계하는 것이 좋다.

산 체의 규모나 비고(高)가 보잘 것 없는 데다 다랑쉬가 앞에 있어서 왜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름으로서 갖춰야 할 화구를 비롯하여 독립형 화산체로서의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화구가 보이는 능선에 도착을 했다.

주봉은 아니지만 일단 정상부에 오른 성취의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여름을 씻어 내리는 시원하고 맑은 공기와 확실한 전망은 기본이며 푸름으로 색칠이 된 주변은 덤으로 주어지는 볼거리가 되었다. 주변을 지나는 낮은 구름층과 눈높이를 함께 하면서 비로소 내 위치를 알게 되었고 작은 정복에 대한 뿌듯함도 느끼게 되었다.

전망대를 겸하는 휴식용 평상에 걸터앉기만 해도 풍경 놀이를 하는데 충분하기에 마다하지 않고 신세를 졌다. 그리고는 눈앞에 펼쳐지는 그림들만으로도 너무 많이 넉넉하였기에 한동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풍경 놀이를 했다. 오름과 바다. 하늘과 구름. 우도와 일출봉. 청정의 시원한 바람....... 더 이상 뭘 바라겠냐고 스스로에게 물으며 이동을 시작했다.

우측의 주봉으로 향하면 경방 초소가 있다. 이곳에서 굼부리의 모습을 가장 두드러지게 볼 수가 있는데 그 규모의 대단함을 확실하게 느낄 수가 있다. 굼부리 내부 대부분이 허전한 모습이지만 그나마 하절기에 접어들었기에 푸른 모습과 깊고 넓게 펼쳐지는 웅장한 모습은 시선을 끌기에 너무 충분했다.

 

거대한 산 체와 높은 비고(高)에 비하여 다랑쉬 굼부리의 구성은 빈약한 편이나 깊이는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와 비슷한 약 115m이니 대단한 산 체라 아니할 수가 없다. 산 체의 규모에 비례적으로 굼부리의 넓이나 깊이도 대단하지만 능선을 돌아보는 거리나 과정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다랑쉬의 어깨를 밟고 지나는데 있어서 지루함이나 힘든 과정은 결코 없다. 한발씩 움직일 때마다 사방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그림들이 있기 때문이다. 볼품의 흔적들은 사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어느 곳 하나 눈을 뗄 수가 없다. 분화구에서 시선을 떼고 밖으로 돌리니 돝오름과 둔지오름이 보였다.

역시 가까이에서 다랑쉬를 수호하는 오름들이 아니련가. 조금 더 이동을 하고 방향을 달리하니 용눈이오름이 가깝고 뚜렷하게 보였다. 미끈하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몸매는 직접 올라서 바라보고 느끼는 것보다 차라리 더 볼품이 있었다.

초록의 계절인지라 여름은 푸름으로 용눈이를 그렇게 화장으로 꾸며 줬던 것이다. 다랑쉬가 제왕이라면 먼 곳의 따라비보다는 가까운 용눈이에게 여왕이라고 칭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하물며 제왕의 다랑쉬를 오름의 여왕이라고 감히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마무리 과정을 앞뒀지만 풍경 놀이를 마치기에는 아직 일렀다. 구좌 권역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오름 군락들이 실루엣처럼 펼쳐지며 합세를 하였다. 손지봉을 시작으로 동거문이와 좌보미를 비롯하여 백약이 등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내며 시기와 질투라도 하듯 두 눈을 뺏어갔다.

다랑쉬에 오르면 확실히 그림이 다르다. 모습도 다르고 느낌도 다르며 기분도 다를 수밖에 없다. 오름의 제왕이기에 그런 넉넉함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그곳이 바로 군주의 오름 다랑쉬이며 그것이 제주도 최고의 오름인 다랑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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