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당알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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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당알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5.3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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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83m 비고: 53m 둘레: 1,610m 면적: 184,267㎡ 형태: 원추형

 

당알오름

별칭: 당산봉알오름.

위치: 한경면 용수리 4,705번지

표고: 83m 비고: 53m 둘레: 1,610m 면적: 184,267㎡ 형태: 원추형 난이도: ☆☆

 

 

 

개간으로 인하여 허리 아래를 내어줬지만 구색을 갖춘 산 체...

 

당오름 분화구 안에 있으면서 본 체에 딸린 오름으로서 알오름이라 부르는 산 체이다. 이러한 경우는 이중식 화산체라고도 하지만 독립형 화산체로 구분을 하고 있다. 차귀오름(당산봉)의 굼부리 안에 솟아오른 일종의 새끼오름으로서 당오름과 함께 연계를 한다면 이중식 화산체인 셈이며 전체적으로는 복합형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알오름은 수중 분출이 된 후 다시 육상이 된 환경에서 분화구 내부에 새로운 화구구(火口丘)이다.

사면과 기슭의 대부분은 소나무를 비롯한 잡목들이 우거져 있으며 그 아래로는 당오름 분화구와 함께 농경지로 변화가 이뤄졌다. 본 체에 에워싸인 채 봉긋하게 솟은 모습은 정상에서 바라볼 때 더러 앙증맞게 느껴지기도 하나 직접 내려가서 둘러보면 원추형이면서 53m의 비고가 말해주듯 오름으로서의 입지가 제법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당오름이 생겨난 이후 다시 폭발을 통하여 탄생이 된 만큼 새끼오름이 맞지만 그래도 볼품을 갖추고 있는 어엿한 오름이다. 이 알오름의 존재는 당오름과 어우러지면서 가치가 더 있게 보이는 것은 틀림이 없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당오름을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서 형상을 달리하고 있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남쪽에서 보면 선인독서형(仙人讀書形)이라 하여 신선이 책을 읽는 형상이라 하였고, 동쪽에서는 노승타고형(老僧打鼓形)으로 노승이 북을 두드리는 형상이라 했으며, 북쪽에서는 백로하전형(白鷺下田形)이라 하여 백로가 날개를 펴서 논밭에 내려 앉은 형상으로 표현을 하고 있다.

 

이런 내용과 더불어 알오름 역시 그 가치와 입지를 충분히 반영하며 함께 어우러진 산 체로 표현을 하고 있다. 알오름의 북서쪽은 깊게 이어지는 벼랑으로 되어 있으며 그 위를 따라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고 올레길이 연계되고 있다.

가파른 절벽은 새들의 보금자리로 변했으며 이러한 연유로 이곳을 생이(鳥) 기정(바위. 절벽)길이라 명칭이 붙었다. 따라서 당산봉과 알오름을 거쳐 생이기정길로 이어가는 코스는 오름과 숲길 그리고 바당길까지 어우러지는 멋진 도보여행지가 되는 셈이다.

 

-당알오름 탐방기-

 

당오름 정상에서 지나온 방향을 통해서 전진 코스로 갈 수도 있으나 부득이 백(back) 코스를 선택했다. 알오름을 만나야 하고 생이기정 바당길을 따라 이동을 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당산봉을 찾을 경우 나 아닌 다른 사람들 역시 다음 루트로 생이기정길을 걸어본다는 생각을 하고 진행을 한다면 현명한 선택이 될 거다.

올라갔던 방향에서 다시 굼부리 입구로 내려온 후 올레길과 연계가 되는 소로를 따라가면 된다. 현장에는 안내 표식이 있으며 과거 봉수대 시설과 관련한 표석이 있다. 화구의 일부는 농경지로 변한지 오래되었는데 개간이 잘 되었고 부지런히 관리를 한 때문인지 산 체의 안쪽이라는 게 실감이 안 날 정도로 보였다.

정상부와 기슭의 일부 역시 농지로 개간이 되었거나 촐왓이고 여기저기에 묘들이 있으며 소나무가 주종을 이룬 채 숲을 이루고 있으나 다소 허접하게 느껴졌다. 또한 농지를 오가는 작업 차량들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어서 오름의 정상이라고 믿기지가 않았다.

소로 안쪽으로 진행을 하다가 좌측으로 올레길 표식이 있으며 알오름은 좀 더 진행을 하니 입구가 나왔다. 다른 쪽으로의 진입도 가능하지만 어차피 다시 돌아온 후 생이기정을 가게 되므로 이 갈림길이 무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쪽으로는 당산봉이 가로막아서 전망이 안 되지만 북쪽과 양 방향의 일부는 그나마 열린 공간이 있어 전망을 할 수 있었다. 잡목들이 좁은 영역을 차지한 곳에는 소나무도 몇 그루 있었는데 하필이면 솔수염하늘소의 만행으로 재선충병에 걸린 나무 틈새로 당오름 정상과 경방 초소가 보였다. 결국 알오름 정상에서의 흔적은 이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왕볼레낭(왕보리수나무) 잎에는 잔설이 남아 있고 가지에는 열매가 달렸다. 지금도 먹을 수는 있지만 다소 텁텁한 맛이 나는 때문에 좀 더 기다려야 한다. 머지않아서 야생 갯노물이 꽃을 피울 때쯤이면 실컷 따 먹을 수 있을 거다. 그때 찾는 이가 주인으로 정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계절이 그러했고 날씨가 얄미울 정도로 인색했지만 두 산 체를 만난 후 생이기정 바당길을 따라 연계하는 도보여행을 진행하였다. 오름과 숲 그리고 해안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확실히 오름 탐방과 도보여행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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