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망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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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망밧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8.2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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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52.6m 비고:43m 둘레:1,102m 면적:61,966㎡ 형태:원형

 

망밧

별칭: 망밭

위치: 서귀포시 법환동 73번지

표고: 52.6m 비고:43m 둘레:1,102m 면적:61,966㎡ 형태:원형 난이도:☆☆

 

 

 

변화가 이뤄졌으나 잘 복원이 된 연대에서의 전망이 좋은 오름...

 

연대가 있던 터와 연계하여 명칭이 붙은 것으로 전래되고 있는데 망을 보는(봤던) 터 정도로 이해를 할 수가 있다. 연대라 함은 횃불과 연기를 이용하여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통신수단을 말하며 봉수대와 같은 역할을 했던 시설물이다.

봉수대는 산(오름) 정상에 설치를 하여 낮에는 연기를 이용했고 밤에는 횃불을 피워 신호를 보냈고 연대는 주로 구릉이나 해변 지역에 설치를 했다는 차이가 있다.  두 기능은 비슷하며 과거 외적의 침입을 감시하거나 그 외 다른 기능을 하는 역할을 했다. 망밧의 자리한 곳은 연동연대라 부르며 지난 2001년에 서귀포에서 새로 복원을 했으며 오름 기슭에서 정상을 이어지는 구간도 함께 정비를 해놓았다.

또한 연대 옆에는 안내문이 세워졌으며 제주도 기념물(제23-10호)에 관한 내용과 함께 동쪽의 삼매양봉수, 보목연대와 서쪽의 변수연대와 교신을 했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정상부에는 소나무 몇 그루가 있으며 연대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시원하게 전망이 가능하며, 기슭 아래와 등성의 일부는 밀감 밭으로 개간이 되었으며 일부는 농지로 변화가 이뤄져 있다.

이곳 연대는 해안에서 불과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를 하고 있으며 해발이 불과 50여m이나 주변에 큰 건물 등이 없어서 대체적으로 전망이 좋은 편이다. 복원이 된 연대에 오르면 사방을 전망할 수 있어서 과거에 이곳에 시설물을 축조한 까닭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동쪽으로는 삼매봉과 인근 해안까지 볼 수 있고 서쪽으로는 썩은섬(서건도) 일대까지 바라다볼 수 있다.

한편 이 연대가 있는 곳이 오름인 만큼 그 명칭을 정하는데 있어서 큰 고민은 하지 않은 것 같다. 축조한 시설물에서 망을 보는 구실을 했기 때문에 망밭(망밧)이라고 했다는 것을 쉽게 추측할 수가 있는데, 망을 보던 터 즉 연대와 밭을 합하여 붙여진 명칭으로 이해할 수가 있다. 산 체는 두 개의 봉우리로 이뤄졌고 두 봉우리 사이에는 물이 흐르는 골짜기가 있으며 이곳을 주거물이라고 부른다.

또한 연대가 있는 동쪽으로는 수모르 소공원이 있고 그 아래에는 속골천이 흐르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인 요인을 감안한다면 올레길 등 도보여행을 통한 여정이 아닐지라도 서귀포권 여행 시 망밭을 찾아볼 만하다. 연대에 올라 전망을 즐기고 수봉로를 거닐며 해안선의 아름다움과 범섬 등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망밧 탐방기-

 

찾아가는 방법은 여러 경로가 있으나 어느 쪽을 연계하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차량을 이용할 경우 일주도로 스모루 삼거리에서 법환동 쪽 바닷가로 나있는 좁은 포장길을 따라 내려가면 연대 입구가 있다. 또한 대중교통이나 도보여행 등 전진형의 방법을 선택한다면 속골천을 초입으로 하여도 무방하다. 초행길의 어려움이 있다면 네비에 서호동 73번지로 검색을 하면 주변까지 안내를 해준다.

마을 소로를 따라 연대 입구에 도착을 한 후 잘 포장이 된 길을 따라 연동연대에 도착을 하였고 이곳 자체가 망밧이라 부르는 오름 정상부이기도 하다. 복원한 연대의 모습과 더불어 눈에 띄는 것은 정상부를 지키는 소나무 몇 그루와 잡목들이었다.

몇 그루 남지도 않은 소나무이건만 솔수염하늘소는 이곳에도 만행을 저질렀다.  잘려나간 소나무의 틈을 이용하여 해안 쪽을 바라봤지만 민망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는 안내판을 설치하여 올레꾼을 비롯하여 탐방객들에게 연대의 모습과 의미를 알려주고 있었다.

 기단 아래쪽과 일부 흔적만 남은 채 원형을 상실했던 연대는 잘 복원이 되었고 위로 오르내릴 수 있도록 계단도 만들어져 있었는데 전망대의 기능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 겨울의 중심이지만 비교적 좋은 날씨라서 사방을 전망할 수가 있었던 때문에 비로소 연대가 들어설만한 자리임을 알 수가 있었고 지금도 그 구실을 할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변화가 이뤄진 주변 일대의 아파트와 대형 건물들이 들어선 신시가지 일대와 고근산이 훤하게 마주했고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의 상부도 보였다. 동쪽으로 방향을 돌리니 삼매봉 일대가 보였으며 칠십리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문섬과 범섬은 풍경 놀이를 하기에 너무 좋은 여건을 갖췄음을 알 수 있었다.

계절을 달리한다면 시원하고 좁지롱한 해풍을 맡으며 전망을 하기에도 최적의 장소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연동연대를 내려온 후 내리막을 따라 진행을 하는 동안 주거물 주변의 미나리 재배 광경을 확인할 수가 있었는데 이곳은 주거물이라 부르며 골짜기를 이룬 아래로는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과거에는 이 물을 이용하여 논농사를 지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미나리 재배를 하고 있었는데 과거에 논농사를 했다는 자료를 감안한다면 이 일대의 일부가 침식이나 붕괴 또는 다른 영향으로 인하여 환경이 바뀐 것으로 짐작이 되었다.

해안 가까이로 내려온 후 다시 서쪽 기슭을 따라 등성으로 오르기 시작했는데 오름 길이라기보다는 잘 구성이 된 산책로가 맞는 표현일 정도로 구성이 잘 되어 있었다. 친환경 매트로 바닥을 깔아 놓은 데다 분위기가 좋아 경사라는 점마저 잊게 될 정도였고 볼레낭이 아치를 만들었고 소철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채 마치 사열을 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 

 

오르는 중간에 엎드린 모습의 돌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 바위가 있는 위치나 형상으로 봐서 망밭지기라고 정하기 딱 좋은 바위였다. 옆을 지나면 바로 소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출신 성분도, 성질도 다르지만 둘은 이 산 체를 지키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 보였다.

산 체를 오르기보다는 차라리 정원을 산책하는 기분이 들었는데 외부에서 보이는 허접함에 비하여 능선 위는 반전을 이루고 있었다. 하늘로 치솟은 워싱톤 야자수를 비롯하여 소철 등이 식재되어 있고 해안 절벽 근처에도 잘 자란 야자수가 눈에 띄었다.

그 아래로는 휴식과 전망을 겸하는 벤치가 놓여 있어 맞은편의 범섬을 비롯하여 일대를 바라보며 풍경 놀이를 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해안 풍경이 그러하고 야자수를 비롯하여 분재처럼 꾸며진 주변은 아래쪽에서 바라보는 모습과 판이하게 다르게 나타났으며 연동연대가 있는 망밭 정상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수모르공원 아래쪽은 수봉로로 알려져 있는데 올레지기인 김수봉 님이 수작업으로 다듬어 놓은 길이라서 수봉로라고 부르는데 이 방향을 따라 나가는 것으로 선택을 하였다. 마침 파랗게 변한 하늘과 대조를 이루며 쭉쭉 뻗은 워싱톤 야자수들이 참 보기가 좋았고 특히나 오름과 연대를 포함하는 여정으로 그럴듯한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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