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보슬비 내리는 산책로
잔잔한 바람에 이끌려 보슬보슬 내리는 빗방울들이 고스란히 산책로 곁에서 하늘거리는 강아지풀에게로 내려앉았습니다.
하늘은 회색빛으로 내려앉았지만 물방울 머금은 강아지풀들은 한껏 도드라져 보이더군요.
더군다나 무당벌레 한 마리가 갈 곳을 잊었는지 빗방울 아롱진 강아지풀에 장식품처럼 매달려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 앙증맞았지요.
그 맞은편 산책로 풀들 사이에서는 하얀 꽃이 불쑥 고개를 내밀고 있더군요.
뚝갈 꽃이 피었습니다.
뚝갈은 마타리과(Valerianaceae)에 속하는 식물로서 산기슭이나 볕이 잘 드는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보통 마타리과(Valerianaceae) 식물의 뿌리를 캐면 썩은 된장냄새가 풍긴다고 하여 한자로는 패장(敗醬)이라고 하는데, 노란색 꽃이 피는 마타리와 구별하기 위해 뚝갈을 백화패장(白花敗醬)이라고 부르지요.
꽃은 7-8월에 흰색으로 피는데 가지 끝과 원줄기 끝에서 산방꽃차례를 이룹니다.
꽃부리 끝이 5개로 갈라지는데 4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꽃 밖으로 뻗어 나오지요.
씨방은 하위이며 3실인데 그 중 1실만 열매를 맺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는 이질풀 꽃이 매력적인 빛깔로 피었더군요.
닭의장풀 꽃 또한 만만찮은 빛깔을 지녔습니다.
나비가 잠시 머물렀던 쥐꼬리망초 꽃 또한 곱습니다.
쥐꼬리망초에 앉았던 물결나비는 근처 어린 개서어나무 잎 위에 앉아 주변을 살핍니다.
짙은 빛깔을 지닌 꽃들을 둘러보다 다시 하얀 뚝갈 꽃과 마주치게 되니 사뭇 소박하게 보이더군요.
보슬보슬 비 내리는 산책로를 한적하게 걸어봅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