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제주에선 흔치 않은 식물, 벌깨덩굴들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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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제주에선 흔치 않은 식물, 벌깨덩굴들이 사라지고 있다.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2.04.04 11:57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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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는 해발 400m 정도 되는 고지의 계곡에서 자생하는 들꽃이다.

 

육지지역에선 흔한 식물이지만 제주에선 흔치 않은 식물인 벌깨덩굴들이 사라지고 있다.

식물 중에는 성장과정 내내 덩굴 형태로 성장하는 식물들이 있는데 이러한 식물들을 덩굴식물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덩굴식물들은 직립하지 못하고 다른 물체에 의지하고 살아가고 있는데 덩굴식물들은 살기위해 필요한 도구의 하나로 유연한 긴 줄기를 가지고 있다.

긴 줄기로 다른 물체를 감아 제 몸을 지탱하는 방법으로 자란다.

숲이 우거진 곶자왈에 가보면 키가 큰 나무의 줄기(기둥)마다 여러 종류의 덩굴식물들이 줄기를 감고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간 걸 볼 수 있다.

숲속에는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곳이 산재하므로 이곳에 사는 식물 중에는 빛을 얻기 위해 키큰 나무를 감고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이러한 식물 중에 줄기, 잎, 꽃차례 등 일부가 변형되어 다른 물체를 감는 형태로 성장하는 식물도 있고 뿌리를 토양에 박고 줄기가 다른 식물의 나무꼭대기까지 기대어서 올라가는 덩굴식물들도 있다.

이러한 식물들을 만경식물(蔓莖植物)이라고 하며 기는줄기를 가진 식물들 모두를 덩굴식물의 범주에 모두 포함시킨다.

덩굴식물들은 목본성 덩굴식물, 초본성 덩굴식물, 목본성 반착생식물, 초본성 반착생식물로 분류하고 있다.

목본성 덩굴식물에는 등나무, 참등나무, 덩굴장미 ·포도나무, 순비기나무, 칡, 다래, 청미래덩굴, 개다래, 영주치자, 섬다래, 노박덩굴, 마삭줄, 송악 등과 같이 나무의 성질을 갖고 있는 식물들이 이에 속한다.

초본성 덩굴식물에는 환삼덩굴, 새박, 새콩, 여우콩, 여우팥, 마종류, 거지덩굴, 돌콩, 댕댕이덩굴, 덩굴박주가리, 박주가리, 나팔꽃종류, 메꽃 종류, 유홍초 종류, 왜박주가리, 오이, 수박, 호박, 시계꽃, 사위질빵, 으아리, 덩굴강남콩, 덩굴닭의장풀, 덩굴용담, 세포큰조롱, 큰조롱, 밀나물, 가는털백미, 덩굴뱀딸기, 덩굴팥, 닭의덩굴, 뚜껑덩굴 등 대부분 한두해살이 식물들이 이에 속한다.

 

반착생식물이란 식물 줄기가 덩굴은 아니지만 다른 물체에 착생식물하는 식물로 이러한 식물들은 막뿌리(不定根)가 있는데 막뿌리로 다른 식물체에 착생하여 식물체를 지탱하는 식물들이 이에 속한다.

목본성 반착생식물에는 담쟁이덩굴 등이 있는데 열대지방의 삼림에는 온대지방의 산림에서 보다 많은 종수와 개체수들이 자란다.

초본성 반착생식물에는 혹난초, 차걸이란, 콩짜개덩굴, 콩짜개란, 탐라란, 비자란 등이 속하는데 이러한 식물들은 다른 물체에 착생하는 식물들이다.

다른 물체를 감아서 자라는 덩굴식물들 중에는 물체의 오른쪽 방향으로 감으면서 자라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왼쪽으로 감아서 자라는 식물들도 있다.

인동덩굴, 등나무, 한삼덩굴 등은 오른쪽방향으로 감아 올라가고 나팔꽃 종류, 까치콩, 마 종류, 덩굴강낭콩 등은 왼쪽으로 감아 올라간다.

일부 덩굴식물은 좌우 양쪽을 가리지 않고 감아 올라가는데 이러한 식물에는 새삼, 더덕 등이 있다.

 

진화론의 창시자인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 : 1809.02.12. ~ 1882.04.19.)은 덩굴식물들이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여 물체를 감는 덩굴식물(twining plant), 잎덩굴(leaf climber), 덩굴손(tendril bearer), 뿌리덩굴(root climber), 고리덩굴(hook climber)로 분류를 하고 있다.

덩굴식물(twining plant)에는 나팔꽃 종류, 마 종류, 더덕, 새박, 여우콩, 여우팥, 마삭줄, 댕댕이덩굴, 영주치자, 박주가리 종류 등이 있다.

식물이 잎이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덩굴손(tendril)으로 변형되어 변형된 덩굴손(잎)이 더 단단한 물체를 꽉 붙잡아 줄기를 지지하거나 기어 올라가는데 이러한 덩굴식물들을 잎덩굴(leaf climber)이라고 하며 잎이 변태되어 덩굴역할을 하는 식물로는 완두, 호박, 오이 등이 이에 속한다.

덩굴손(tendril bearer)을 가지고 있는 식물들 중에 줄기가 덩굴손 모양으로 특수하게 변한 식물이 있는데 포도, 참으아리속(Clematis) 등이 이에 속하고 한련화(쥐손이풀과 식물)는 잎자루가 덩굴손모양으로 작용을 한다.

담쟁이는 빨판을 가지고 있는 식물로 막뿌리(不定根)가 문어나 낙지다리의 빨판(吸盤)처럼 되어서 물체에 붙는데 이런 식물을 뿌리 덩굴(root climber)이라고 한다.

 

고리 덩굴(hook climber)식물에는 환삼덩굴 등이 있는데 줄기와 잎에 갈고리 같은 털이나 가시로 다른 식물체를 감는다.

그 외에 뱀딸기 등은 물체에 붙어 올라갈 만한 특별한 기관이 없으므로 땅 위를 기거나 큰 식물체에 기대어서 자란다.

덩굴성 식물들은 다른 물체나 지지대를 타고 오르면서 성장하지만 다른 분류군의 식물들에 비해서 종수(種數)가 적은 편으로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볼 때 보호되어야 할 식물들이다.

덩굴식물처럼 이름이 붙여져 덩굴식물로 착각하게 하는 덩굴식물이 아닌 식물들도 있다.

덩굴식물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식물이지만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 : 1809.02.12. ~ 1882.04.19.)이 분류하는 덩굴식물 어느 분류에 속한다고 단정 짓기가 어려운 식물이고 또, 목본성 덩굴식물, 초본성 덩굴식물, 목본성 반착생식물, 초본성 반착생식물로 분류하고 있는 덩굴식물의 분류로도 분류가 안 되는 식물들이 이다.

이렇게 덩굴식물의 범주에 들지 못하는데도 덩굴이라는 이름이 부쳐진 식물들을 짝퉁(?) 덩굴식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벌깨덩굴, 덩굴곽향, 덩굴민백미꽃, 덩굴꽃마리, 덩굴모밀, 덩굴별꽃, 덩굴딸기, 덩굴옻나무, 덩굴오리나무 등이 이러한 범주에 속하는 식물들이다.

 

이러한 범주에 들어가는 식물들은 줄기가 뻗는 모양이 가느다랗고 길어 덩굴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러한 식물들 중에서도 색다른 모습 때문에 덩굴이라는 이름이 붙은 식물들이 있다.

덩굴민백미꽃은 식물 줄기가 곧고 굵게 자라는데도 자라는 모습이 덩굴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고 덩굴오리나무는 덩굴식물들이 자라는 덤불속에서 자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덩굴식물과는 전현 관계가 없는 식물들이다.

처음 이러한 식물들을 대한 후 이름을 찾아보고는 다른 일반 식물들처럼 평범한 줄기를 가지고 곧게 자라는데 왜 덩굴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알고 보니 이름에만 덩굴이라는 타이틀이 붙여졌을 따름이다.

이런 타이틀을 가진 들꽃 중 벌깨덩굴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벌깨덩굴은 꿀풀과 벌깨덩굴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음지를 좋아해서 숲이 우거진 계곡이나 산지의 그늘진 곳에서 자란다.

제주도에서는 해발 400m 정도 되는 고지의 계곡에서 자생하는 들꽃이다.

 

꽃은 4월 하순에서 5월 초순에 줄기의 중간지점에서부터 시작하여 위쪽으로 나있는 줄기의 잎 사이에서 입술 모양으로 생긴 보라색 꽃이 한쪽 방향을 향해 핀다.

잎은 약간 세모지고 잎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나 있으며 깻잎 냄새가 나고 줄기는 30cm정도까지 곧게 자란다.

벌깨덩굴은 육지지역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들꽃이다.

그런데 제주에선 사라지기 일보직전까지 다다른 들꽃이라고 할 수 있다.

벌깨덩굴이 제주에서 사라지기 일보직전까지 된 사연은 너무나 단순하다.

다른 들꽃에 비해서 자생지가 한곳뿐이며 아주 좁은 계곡에 자생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개체수도 또한 얼마 되지 않은 들꽃이다.

벌깨덩굴이 제주에서 사라지기 일보직전까지 다다른 들꽃이라고 나름대로 단정하는 이유가 있다.

서식지가 좁고 개체수가 얼마 안 되는 들꽃이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어려움 없이 자생하고 있었던 벌깨덩굴이 제주에서 사라지기 일보직전까지 가게 된 이유는 이 들꽃이 서식하고 있음이 알려지면서 이 들꽃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이 좁은 곳에 몰려서 밟혀 사라지기도 했지만 더 큰 이유는 얼마 전 인근에 골채채취장이 생겼는데 이곳에서는 매일 건축 재료로 쓰이는 골채들을 채취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골채채취장에서 골채를 채취하면서 생긴 돌가루들이 바람에 날리거나 비가 오면 빗물에 섞여서 계곡으로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골채채취장 돌가루들이 아주 작은 개울의 계곡에 쌓이다 보니 계곡이 백화 현상처럼 변하게 되면서 이곳에서 살아가는 작은 들꽃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 계곡에서는 상큼한 풀냄새, 나무냄새, 들꽃들이 향기 보다 돌가루로 인해 죽어가는 식물체들이 썩어가는 쾌쾌한 냄새들이 풍겨온다.

이런 곳이므로 이곳에 자생하는 벌깨덩굴이 생존하는데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고 단정을 해 본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계곡 중심지까지 자라던 벌깨덩굴들이 지금은 계곡 둑 일부에서만 볼 수 있게 되었다.

벌깨덩굴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는 걸 벌깨덩굴을 촬영하러 갈 때마다 확인하게 된다.

이러다간 머지않은 날 벌깨덩굴이 제주 땅에서 사라질 게 뻔해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덩굴성 식물이 30과 62속 106종 12변종이 자라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인위적인 자연훼손 등으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변화하고 있는데 생태계가 변화되면서 식물생태계에 일부를 차지하고 있던 칡, 환삼덩굴, 뚜껑덩굴 등 유해성 덩굴식물들이 서식환경이 넓어지고 번식이 왕성해져 주변에서 서식하는 나약한 다른 식물들이 생존하는데 위협을 줄 정도로 기존 자연환경에 큰 변화를 초래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게 되는데 이로 인해서 주변의 식물환경이 다른 형태로 변질될 수 있겠다는 우려를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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