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곱게 물든 길을 따라 걷습니다.

오늘도 산림욕장으로 향합니다.

코끝을 싸하게 하는 바람이 불어오는군요.

때죽나무를 비롯한 몇몇 나무들은 벌써 잎을 모두 떨어뜨려 겨울준비에 들어섰습니다.

자칫 숲이 휑해 보이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저기 비탈진 면에 빨간 보석들이 숨겨져 있거든요.

찾아볼까요?

비탈에 키 작은 자금우들이 보이는군요.

낙엽지고 맥없이 늘어져있는 주변 식물들 사이에서 광택이 도는 자금우의 잎은 유난히 눈에 뜨입니다.

그리고 잎 너머로 보이는 붉은 열매가 보석처럼 반짝입니다.

제주도에서 자금우(紫金牛)는 해발 700m이하의 숲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식물이지요.

봄에 피는 꽃이 아주 아름답고 9월경부터 붉게 익는 열매가 다음해 꽃이 필 때까지 매달려있기도 합니다.

열매 하나만 더 찾아볼까요?

가시가 촘촘히 박힌 줄딸기 줄기를 타고 오른 덩굴용담 열매도 보이는군요.

덩굴용담은 울릉도와 제주도 산기슭의 음지에서 자라는 다년생 덩굴식물입니다.

9-10월에 홍자색 꽃을 피우는데 씨방에 대가 있어서 꽃이 진 다음 길게 자랍니다.

대 끝에서 동그랗게 여문 열매가 홍자색으로 익으면 꽃부리 밖으로 고개를 내밀지요.

숲에 잎이 무성할 때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열매들이 속속 보이니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