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해군기지가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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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해군기지가 안 되는 이유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0.12.18 13: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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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세계가 준 명예와 바꿀 수 없는 제주환경



제주사회가 다시 소용돌이 치고 있다.
해군기지 갈등 또한 이제 본 궤도에 올랐다.


지난 15일 법원은 강정주민들의 마지막 염원이던 국방, 군사시설 실시계획 승인처분 무효소송 및 절대보전지역 변경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기각이라는 초강수의 판결로 강정주민들의 입을 막아 버렸다.


다음날 강정주민들은 비통한 심졍을 담은 제주도민에 대한 눈물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17일에는 제주군사기지반대범대위가 천막농성을 시작한 강정에서 비장한 사즉생의 결사항전을 담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저녁에는 날을 넘기면서까지 강정주민 총회가 열렸으나 주민들 조차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해군기지가 착공에 들어서려는 움직임만 보여도 이제는 일촉즉발의 폭발이 벌어질 전망이다.

해군은 20일부터 건설을 강행할 것처럼 움직이고 있다.


해군기지는 말 그대로 국가의 안보와 국가의 안위를 위해 제주에 세워지려는 것이다.
군사기지의 속성상 국가안보를 지킨다는 명분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당연히 국가는 지켜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힘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제주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려 하고 있지만 문제는 현재 제주도의 위상이다.
제주도는 지정학적으로 해군의 입지로는 대단히 중요한 곳일 수 있다.


4면이 바다고 막힌 데도 없고 해군이 입출항 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지역이고 생물권보전지역이며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곳이 있고 지질공원으로 인정된 세계적인 환경섬이 돼 버렸다.


더욱이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세계7대 자연경관에 도전하는 아름다운 지역이다.
현재 순위는 세계 13위 정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라는 소문이 있다.


정부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해군기지는 제주도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해군기지 찬성자들의 논리는 국가가 없는데 세계자연유산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얘기도 듣는다.
그러나 세계가 주목한 생명의 섬 제주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건이 해군기지이다.


지금은 제주도를 향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다.
오는 사람마다 이 아름다움에 탄성을 터뜨리는 곳이기도 하다.


강정은 물 마저 깨끗하고 아름다운 곳이어서 일강정이라고 불렸던 지역이다.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순간 제주도는 환경의 섬 생명의 섬이라는 타이틀을 내놓아야 한다.
우리 선조들이 애써 지켜 왔던 아름다운 제주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하여 수십 년 또는 수백년 후 우리 후손들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물을 지 모른다.
왜 그때 군사기지를 목숨 걸고 막지 못했습니까 라고..


눈에 보이는 조건은 개발이 곧 발전이라고 말할 지 모르나 눈에 나타나지 않는 환경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이렇게 환경을 마음놓고 파괴하고 나면 제주도에 남을 게 뭐가 있을까요.


윤용택 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사석에서 해군기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제주도는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의 평화지대로 만드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을 겨냥한 해군기지 건설보다 휠씬 수가 높은 대책이다.


제주에 해군기지가 안 되는 이유는 세계가 지정해 준 환경의 섬이라는 명예 때문이다.
이러한 명예를 해군기지로 훼손될 수 없는 이유다.


제주도는 세계환경수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세계환경수도는 전세계에 대해 환경적으로 완벽한 도시를 말함이 틀림없다.


만약 지금이라도 해군기지를 내놓고 환경을 최우선 하는 도시를 표방하고 선언하지 않는 한 세계환경수도도 없다.

정부와 해군이 어떤 인센티브를 내 놓더라도 제주환경의 소중함과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해군기지가 절대로 제주에 만들어져서는 안 되는 이유다.


해군기지가 제주도에 건설된다면 본지의 존재가치도 사라진다.


제주환경을 걱정하는 언론으로서도 이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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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2010-12-18 23:50:13
제발 이렇게만 된다면 어쩌면좋을까 나도 도민이지만은 부끄러울 따름이다 왜 한소리를 못내는지 마치 강정은 타지방인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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