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복원 시급한 제주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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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복원 시급한 제주하천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1.03.07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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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하천이 죽는 건 우리도 함께 죽어가는 것

 



하천이 죽는다는 건 우리도 함께 죽어가고 있다는 말과 같다.
하천은 우리가 먹는 먹거리와 마실 물 바다까지 모두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죽은 하천의 물이 바다로 흘러 가면 바다 생물까지 죽일 수 있다. 하천이 중요한 이유다.


언제부터인가 제주하천은 깎일 대로 깎여 그 본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하천이 사라지는 것도 모자라 이제 물까지 죽어가고 있다.


고성천을 돌아보며 만난 이같은 현상은 비단 고성천만의 문제가 아니며 제주도 전체 하천의 공통적인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세계자연유산지역이라는 그 명예가 부끄러운 현장이기 때문이다.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들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마치 아랫도리를 다 벗고 양복에 넥타이를 맨 꼴로 거리를 다니는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다.
이런 제주도를 세계환경수도로 만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세계환경수도를 지향하고 '생명의 섬-제주'를 WCC총회의 주제로 정한 제주도 환경당국은 이제 겉으로 보여지는 허상이 아닌 진실된 현실을 먼저 돌아봐야 할 것 같다.


헛구호를 내세우며 도민과 국민 아니 전 세계인을 속일 게 아니라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먼저 안을 더 많이 들여다 보기 바란다.


그렇게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이 제주도민의 정직한 양심이 돼야 한다.


환경에 대한 의지도 없으면서 세계인을 향해 아름다운 청정지역이며 환경지역이라고 선전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제주도의 하천은 많은 곳이 건천으로 이뤄져 있다.


비가 오면 물이 흐르지만 비가 오지 않으면 용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발하는 곳이다.


나이 든 도민들에게는 소풍을 다니고 물고기를 잡으러 다녔던, 어릴 적 물 흐르는 계곡의 추억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이런 호연지기를 기를 하천은 시내권에 거의 남아있지 않다.

제주올레와 연결돼 있는 애월읍 하귀리 고성천(일명 병풍내 또는 이수천)을 돌아보며 느낀 것은 층격 그 자체였다.


하루 빨리 제주하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생태하천 복원은 산지천이나 손반천 등을 통해 추진해 왔던 일이기도 하다.


다만 생태복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전국적으로 생태복원 사례로 꼽히는 제주시 산지천의 경우 청계천 복원시 벤치마킹을 했을 정도로 이슈가 됐던 곳이다.


이처럼 생태복원은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해놓기만 한다면 뉴스가 될 정도로 본래의 모습으로 급속히 변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마음을 먹고 하려고만 한다면 제주도의 모든 지역을 그 옛날 깨끗했던 시절로 되돌릴 수도 있는 일이라는 얘기다.


생태복원 문제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국장은 "생태복원은 필요한 일이고 시급한 일이지만 제주도의 정책이나 관심 부족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생태복원이라면 제주시의 산지천이나 서귀포시의 손반천 외에는 거의 없으며 "이 정도를 갖고 생태복원 운운 할 수 있는지 행정당국은 이 두가지 사례를 생태복원 사례로 꼽고 있다"고 지적했다.


습지나 하천 등 훼손지에 대한 생태복원 사업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지만 단시일 안에 해결될 일은 아니라는 걱정을 내놓기도 했다.


제주하천을 살리는 일은 세계자연보전총회나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보다 더 시급한 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하천이 더 망가지기 전에 하천을 비롯한 제주도의 모든 생태계를 살릴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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