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진흙으로 만든 호리병
동그란 구멍이 있는 돌 안쪽에 진흙으로 빚은 호리병이 붙어있네요.
귀엽기도 하지요?
누가 만든 것일까요?
잠시 자리를 뜨지 않고 관찰을 해 보았더니 벌 한 마리가 잎에 무엇인가를 물고 날아듭니다.
호리병벌이었군요.
호리병벌은 진흙으로 호리병모양의 집을 만들고 그 안에 알을 낳고는 나비나 나방의 애벌레를 잡아넣어 입구를 막아버립니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어미가 잡아놓은 먹이를 먹으면서 자라게 되는 것이지요.
보통 이 벌은 돌벽이나 나뭇가지 등에 집을 짓는데, 큰 턱으로 진흙을 모아 경단을 만들고 그것을 이용해 호리병 모양의 집을 만듭니다.
집 입구에 붙어있는 젖은 동그란 경단들이 보이시나요?
경단을 물고 온 벌은 꼼꼼하게 꾹꾹 눌러가며 집의 부피를 늘려가는 중입니다.
그 과정이 여간 공이 드는 것이 아니군요.
집이 완성되면 알만 남겨놓고 떠나버리겠지만 후세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곤충의 모습이 그리 매정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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