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19 시대, 따로 또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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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코로나19 시대, 따로 또 같이
  • 허윤선
  • 승인 2021.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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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선 중앙동주민센터
허윤선 중앙동주민센터
허윤선 중앙동주민센터

“삼겹살에 소주한잔 없다면 / 아 이것마저 없다면” 안도현 시인의 1997년 작품 ‘퇴근길’이라는 시다. 1997년 12월 우리나라에 IMF외환위기가 시작됐을 때, 퇴근길 삼겹살에 소주한잔은 우리의 고단함을 녹여주곤 했다.

지난 4월 어느 금요일 저녁, 중앙동에 건물 외벽이 떨어져나가는 사고가 있었다. 파편이 튀어 도로가 통제되고, 추가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사고현장에는 한창 저녁식사 시간이었을 텐데 자율방재단 회원들과 동 주민센터 직원들이 나와 현장을 수습하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끝나고 소주한잔 나누며 사고 상황을 되짚어보고, 함께 땀 흘린 보람도 나눴을 텐데 그 날은 수고했다는 인사만 나눈 채 헤어져야했다.

현장에서 함께했던 방재단장님이 ‘눈이 게으르지 몸이 게으른 게 아니야. 같이 모여서 하니까 금방이네.’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회포를 풀지 못해 아쉬웠던 마음이 풀리면서 함께한 분들과의 유대감이 느껴졌다.

얼마 전에는 중앙동 만75세 이상 어르신 백신접종이 있었다. 어르신 백신접종을 위해 예방접종센터, 보건소, 동 주민센터 직원들과 자원봉사자 등 많은 이들이 힘을 보탠 덕분에 접종이 순조롭게 마무리 되었다. 그 중 톡톡한 역할을 한 것이 이름표였다.

첫 접종대상이었던 송산동에서 어르신들의 신분확인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큼직한 이름표를 준비하였다. 주민등록증, 대기번호표, 접종 후 타이머까지 충분히 들어갈 수 있었고, 신분증을 꺼내고 보여주는 시간을 단축해주어 접종센터 직원들의 극찬을 받았다. 곧 서귀포시 다른 지역에도 전파가 되었다.

거리두기를 권장하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함께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매순간이 처음이라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기이다. 너의 책임만이 아니라 우리의 책임이고, 함께하지 않으면 절대 극복할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거리두기가 필요할 때에는 따로, 지혜를 모아야할 때에는 같이!’

머지않아 삼겹살에 소주한잔 기울이며 ‘코로나19 극복 무용담’을 안주삼아 올릴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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