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거지덩굴 꽃으로 날아든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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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거지덩굴 꽃으로 날아든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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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7.2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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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거지덩굴 꽃으로 날아든 나비

       
       

 

키 작은 나무들을 휘어 감으며 하늘로 향하던 거지덩굴이 드디어 나무 꼭대기에 이르러 꽃차례를 펼쳤습니다.

볕이 뜨겁지도 않은지 손바닥처럼 펼쳐진 작은 잎들의 모습에 생기가 도는군요.

 

 

쨍하고 내리쬐는 볕 때문에 녹색 잎 위로 까만 꽃차례 그림자가 드리워지는데,

갑자기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꽃차례로 내려앉습니다.

 

 

청띠제비나비입니다.

지난주에는 산왕거미에게 잡힌 나비를 보았는데 오늘은 꽃을 찾아 날아든 나비를 봅니다.

까만 바탕의 날개에 새겨진 청색 줄무늬가 위아래로 이어지니 마치 부메랑처럼 보이는군요.

그나저나 덩굴식물에 꽃이 피긴 한 것일까요?

나비가 긴 입을 뻗은 것을 보면 꽃이 피었을 텐데 말이지요.

 

 

거지덩굴은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꽃은 7-8월에 피는데 산방상 취산꽃차례에 아주 작은 꽃들이 핍니다.

꽃은 연한 녹색이며 꽃잎과 수술은 각 4개이고 가운데 1개의 암술이 있지요.

 

 

길게 뻗는 줄기 끝에서 새롭게 돋아나는 잎들이 손바닥처럼 활짝 펼쳐진 모습이 작은 꽃들만큼이나 귀엽습니다.

잎은 줄기에서 서로 어긋나기를 하는데 작은 잎들이 5개씩 모여 달립니다.

 

 

청띠제비나비 한 마리가 더 거지덩굴 꽃을 향해 날아들었습니다.

가느다란 다리를 꽃차례에 살짝 걸치고 날개를 파르르 떨며 조심스레 꽃을 더듬더군요.

하지만 예민한 것인지 꽃에 오래 앉아있지 않고 순식간에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마침 나비가 한동안 맴돌던 곳 가까이에 어린 녹나무가 있었는데 청띠제비나비들이 나무 주변을 휘휘 맴돌다 가더군요.

 

 

나비가 떠난 곳을 살펴보니 진주처럼 반짝이는 알이 붙어있습니다.

청띠제비나비가 남기고 간 알입니다.

 

청띠제비나비는 제주도와 울릉도를 포함한 남해안 도서지방과 남․서해안 일부 지역의 상록활엽수림에 서식합니다.

성충은 한 해에 두세 번 나타나는데 보통 5-6월과 7-8월 사이에 관찰됩니다.

애벌레는 녹나무, 후박나무 등 녹나무과(Lauraceae)식물의 잎을 먹으며 자랍니다.

 

나비가 다녀간 녹나무를 살펴보면 애벌레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고개를 돌려 거지덩굴을 바라보니 청띠제비나비 몇 마리가 재빠르게 꽃을 더듬으며 다니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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