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괴이하게 생긴 열매들이 주렁주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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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괴이하게 생긴 열매들이 주렁주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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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1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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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괴이하게 생긴 열매들이 주렁주렁

       
       

 

키 큰 목련들이 늘어선 목련총림에 초록 물결이 일렁이는군요.

바람에 뒤집히면서 여름 볕에 하얗게 반사되는 잎들이 마치 물 위로 튀어 오른 물고기의 비늘처럼 반짝입니다.

 

 

그 반짝임 사이에서 붉은빛의 길쭉한 물체들이 드문드문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로 붉게 익어가는 목련 열매들입니다.

원통형의 열매는 울퉁불퉁하고 살짝 구부러진 모양을 하고 있어 처음 열매를 접하는 사람들은 꽃의 모습과 사뭇 다르게 느껴져서 적잖이 놀라워합니다.

특이하긴 하지요?

 

 

길게 늘어져 조금씩 빨갛게 익어가는 열매들 중에는 벌써 껍질이 마르면서 벌어져 종자를 내보이는 열매들이 간혹 보입니다.

 

 

열매는 9-10월에 익습니다.

조만간 새들이 익어서 벌어진 열매를 부리로 쪼아대며 붉은빛 종자를 쏙 빼는 모습을 관찰 할 수 있겠네요.

 

 

지난 3-4월에는 꽃이 만발하여 나무를 하얗게 뒤덮었지요.

아직 추위가 완전히 물러가지 않은 시기에 잎보다도 먼저 피어나는 꽃들의 모습은 청초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물론 꽃들은 자신을 보필해줄 작은 잎을 달고 나오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가지에는 넓게 펼쳐지는 잎들이 없어 목련 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는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익은 종자를 빼꼼 내보이는 열매 곁에는 그물을 치고 잎에 숨어 있는 연둣빛 거미(검은테연두어리왕거미)도 있더군요.

거미줄이 햇빛에 반짝이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칠 뻔했습니다.

 

 

그런데 올록볼록한 열매의 움푹 파인 곳에 주홍빛 노린재 약충들이 모여 있는 것입니다.

알을 깨고 나온지 오래지 않은 광대노린재입니다.

다른 열매에는 그 보다 조금 더 큰 약충들이 흩어져서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성충은 황록색 바탕에 주황색 줄무늬가 있고 광택이 나는 개체와 파란색이나 검은색 바탕에 붉은색 줄이 있고 광택이 없는 개체 두 가지로 나타납니다.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가지의 끝부분에는 벌써 털로 뒤덮인 꽃눈들이 오동통하게 부풀어 오르고 있더군요.

목련은 차근차근 내년의 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시 고개를 들어 키 큰 나무의 꼭대기를 향해 시선을 옮겨보니 붉게 익어가는 열매들이 괜스레 다정스럽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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