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칡 그림자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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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칡 그림자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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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1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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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칡 그림자 아래서

       
       

 

산기슭 양지쪽 볕이 잘 드는 곳이면 왕성하게 자라는 덩굴식물들이 서로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중에 넓게 펼친 잎을 나풀거리는 ‘칡’이 눈에 쉽게 뜨이지요.

 

 

마름모형 작은 잎이 세 개씩 모여 달린 잎줄기 사이에서 길쭉한 총상꽃차례가 곧추서서 홍자색 꽃들을 펼치고 있는 중이더군요.

 

 

길이 10m이상 자라는 칡의 능력 때문에 높은 곳에 피어난 꽃은 제대로 볼 수가 없지만 그래도 그늘이 드리워진 곳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줄기를 따라 피어나는 꽃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꽃은 8월에 홍자색으로 피고, 열매는 넓은 선형으로 편평한 모양을 하며 9-10월에 갈색으로 익습니다.

 

 

꽃차례에서 아래쪽부터 차례로 피어나는 꽃들은 모양과 빛깔이 곱습니다.

재미있게도 꽃을 찾아오는 곤충들 중 검은다리실베짱이가 꽃잎을 갉아먹는 모습을 가장 먼저 보게 되었네요.

 

 

그리고 그늘진 곳에 피어난 꽃차례에는 콩풍뎅이가 매달려있더군요.

 

 

또한 어여쁘게 꽃을 펼치는 꽃차례의 꼭대기쯤 꽃봉오리 겉에는 나비가 붙여놓은 알도 보입니다.

그 꽃차례를 빙 둘러보니 벌써 깨진 알껍데기도 보였지요.

 

 

줄기의 끝에서는 왼쪽으로 휘감기며 길게 뻗어가는 어린줄기들의 모습이 새롭습니다.

 

 

작은 잎들을 둘러보다 녹색 잎 뒷면에 매달린 녹색 애벌레(노린재 약충)도 발견했습니다.

모양이 특이하게 생겼지요?

작은 날개 양쪽과 배 가운데 까맣게 찍힌 점들이 인상적입니다.

 

 

마침 멀지 않은 곳의 잎 윗면에 성충이 버티고 있더군요.

‘두점배허리노린재’였습니다.

앞날개 혁질부 한가운데 검은 점 1쌍이 뚜렷하고, 적갈색 더듬이의 제1마디가 굵기가 일정하지 않고 기부에서 끝으로 갈수록 굵어집니다.

이 노린재는 칡이나 콩 등의 콩과(Fabaceae)식물에서 관찰됩니다.

 

 

녹색 잎들이 겹쳐진 안쪽에는 날개가 신부의 면사포처럼 투명한 ‘신부날개매미충’도 매달려있더군요.

이외에도 칡과 더불어 사는 곤충들이 많았습니다.

 

 

그나저나 길게 뻗어가는 칡 줄기는 마, 사위질빵, 으아리 등 다른 덩굴식물과도 한데 어우러집니다.

덩굴식물들이 저마다 꽃을 펼치면 여러 가지 빛깔과 향기 또한 어우러져 눈과 코가 즐거워지지요.

잠시 칡 그림자 드리워지는 그늘에 머물며 땀을 식히는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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