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어린 팽나무 잎에 매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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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어린 팽나무 잎에 매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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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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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어린 팽나무 잎에 매달린

       
       

 

어느날 사무실 근처 바위 곁으로 자그마한 팽나무 한그루가 모습을 보이더군요.

나무는 가느다란 줄기를 불쑥 불쑥 솟구치며 건강한 새잎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그 어린나무의 잎을 누군가 열심히 갉아먹었더군요.

 

 

작은 가지에 돋아난 어린잎들이 구멍이 숭숭 뚫렸는데 심지어 자루 끝만 남아있기도 합니다.

마침 그 가지의 끝부분 잎에 어떤 물체가 희미하게 보입니다.

 

 

애벌레였군요.

인기척을 느낀 애벌레가 머리와 가슴 부분을 잔뜩 움츠리고는 잎에 닿을 듯 말 듯 매달려있는 것입니다.

 

 

다른 나뭇잎 위에는 그 보다 조금 큰 애벌레가 비슷한 자세로 매달려있습니다.

‘홍점알락나비 애벌레’입니다.

머리에는 붉은빛이 감도는 뿔이 돋아있네요.

그리고 가운데가슴과 제 2, 4, 7배마디 위에 돌기 4쌍이 도드라집니다.

 

 

그렇지 않아도 7월 말경 팽나무 주변을 맴도는 홍점알락나비들을 보았었습니다.

주로 키 큰 나무의 중간 이상 부분만 휘휘 날아다녀서 사진을 찍기가 영 어려웠는데 마침 땅바닥에 내려앉아 노란 입을 습한 바닥에 내미는 성충을 만날 수 있었지요.

종종 나무의 진에 모여드는 나비들을 볼 수도 있습니다.

 

 

참, 홍점알락나비 애벌레들은 팽나무, 풍게나무 등의 느릅나무과(Ulmaceae) 식물의 잎을 먹으며 자랍니다.

그래서 팽나무에 매달린 애벌레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성충은 한 행에 두 번(5-6월과 7-8월) 나타납니다.

8월 이후에 나타난 애벌레는 4-5령 애벌레 상태로 겨울을 지내게 되는데, 낙엽 밑이나 나무 밑동 줄기의 홈 사이에서 겨울을 보냅니다.

 

 

그나저나 비가 세차게 내리는데도 나뭇잎 윗면에 매달린 애벌레들은 용케도 떨어지지 않는군요.

더군다나 잎 아랫면도 아닌 윗면에 자리를 잡고 있네요.

하지만 애벌레의 몸색이 먹이식물의 잎색과 비슷하여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기가 어렵겠습니다.

그런데 애벌레들은 한결같이 잎의 뾰족한 끝부분에서 잎의 아랫부분을 향해 가운데 맥에 앉아있어 그 모습이 또한 재미있습니다.

운이 좋다면 어린 팽나무 근처에서 번데기를 볼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해봅니다.

 

참, 요즘 팽나무에 매달린 녹색 열매들 중 어쩌다 하나씩 노란빛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물론 팽나무 열매는 10월에 약간 붉은빛이 도는 노란색으로 익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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