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양치식물 사이에서 피어난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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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비가 내리면서도 심심찮게 볕이 반짝 숲으로 쏟아지기를 반복합니다. 덕분에 관중을 비롯한 양치식물들이 저마다 활개를 펼친 숲은 참으로 싱그러웠지요.
오늘은 그 양치식물들 사이를 굽이굽이 오르내리며 자라는 덩굴식물이 하나 눈에 뜨이더군요. 짧은 가지 끝에서 서로 근접하여 달린 4개의 잎이 활짝 펼쳐진 모습이 마치 녹색 꽃잎처럼 보입니다. 정작 그 아래쪽에 꽃봉오리들이 있었는데 말이지요.
덩굴줄기를 찬찬히 살피다 보니 멀지 않은 곳에 꽃이 피어있더군요. 양치식물 사이에서 ‘더덕’ 꽃이 피었습니다.
더덕 꽃은 8-9월에 피는데 짧은 가지 끝에서 밑을 향해 매달리지요. 그래서 낮은 곳에서 피어나면 꽃 안이 참으로 궁금해지지요. 마침 펼쳐질 듯 말 듯 한 꽃봉오리 곁에 활짝 핀 꽃이 보였지요.
덩굴줄기를 살짝 뒤집어보았습니다. 표면이 녹색이었던 잎의 뒷면은 분백색이 돌더군요. 잎 바로 아래쪽에서 밑을 향해 핀 꽃을 들여다보니 꽃부리 끝은 5개로 갈라져 뒤로 약간 말려있고 그 안쪽에는 갈자색 반점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얼핏 녹색 종처럼 보였던 꽃은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네요.
덩굴은 길이 2m정도 자라고 털이 없으며 자르면 유액(乳液)이 나옵니다. 양치식물을 휘감고 자라는 덩굴식물이 그 사이에서 꽃을 펼치니 이 또한 특이한 풍경이네요.
꽃을 보고 일어서는데 그쳤던 비가 한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도 해가 물러가지 않으니 주변을 팔랑팔랑 날던 왕자팔랑나비가 슬며시 풀잎 위에 앉아 볕을 즐기더군요.
그 앞쪽에는 조만간 펼쳐질 더덕 꽃봉오리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 시간 녹색으로 물든 여름 숲의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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