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습한 숲 풀 사이에 피어난 앙증맞은 난초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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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으로 반짝이는 거미줄 가운데 알록달록한 무늬를 지닌 거미가 매달려있더군요. ‘무당거미’입니다.
무당거미는 산지나 들판, 인가 부근의 나뭇가지 사이 또는 처마 밑 등에 커다란 금빛 말굽형 둥근 그물을 칩니다.
무당거미가 조금씩 움직여 가만히 들여다보니 거미줄에 걸려든 곤충을 거미줄로 돌돌 말아놓고 있더군요. 거미가 움직일 때마다 황금빛 거미줄이 잔잔하게 출렁입니다.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거미줄 근처 숲 바닥에서 우연히 난초꽃을 보았습니다. 양치식물들이 왕성하게 자라는 사이에서 나름 길쭉한 꽃차례를 밀어 올린 ‘털사철란’이었지요.
털사철란은 8-9월에 연갈색 꽃을 펼칩니다. 작은 꽃 4-10개가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 달려 핀 모습이 앙증맞습니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도 숲 바닥에서 저렇게 예쁜 꽃이 피어나고 있었네요.
바닥을 기면서 자라는 듯한 줄기에 돋은 잎 모양이 인상적입니다. 검은 자녹색 잎은 윤채가 흐르고 잎 가운데 주맥을 따라서 하얀 줄이 그어져 있지요. 줄기는 밑부분이 옆으로 기면서 자라다가 윗부분이 비스듬히 섭니다.
작은 잎들이 무성한 줄기 옆에서도 그리 높지 않은 높이의 꽃차례 끝에 꽃이 피었더군요. 그런데 비바람과 그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영향 때문인지 온몸에 흙과 나뭇잎 또는 수피 등의 작은 조각들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어 그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용케 살아 꽃피운 저 난초에게도 곤충들이 찾아올 테니 큰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겠지요?
습한 숲 풀 사이에 작고 어여쁜 꽃들이 숨바꼭질하듯 피어있습니다. |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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