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커다란 원뿔모양 꽃차례를 펼친 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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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커다란 원뿔모양 꽃차례를 펼친 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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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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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커다란 원뿔모양 꽃차례를 펼친 붉나무

       
       

 

왕성하게 잎을 펼친 붉나무 가지 끝마다 커다란 원뿔모양꽃차례가 펼쳐졌습니다.

붉나무는 높이 7m정도 자라는 낙엽활엽소교목입니다.

 

 

꽃은 7월 말에서 9월 초에 핍니다.

별로 티가 나지 않는 색으로 피지만 꽃이 한창일 때는 온갖 곤충들이 모여들어 시끌벅적하니 꽃이 피었음을 알 수 있지요.

 

 

모처럼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활짝 펼쳐진 꽃차례로 온갖 곤충들이 모여들었더군요.

 

 

붉나무 꽃차례를 올려다보고 있으면 벌, 파리, 나방 등 심지어는 제비나비까지 크기와 종류를 불문하고 너도나도 몰려드는 모습에 놀라게 됩니다.

 

 

참, 붉나무꽃은 암수딴그루로 핍니다.

수꽃은 뒤로 젖혀진 꽃잎보다 길게 솟아 나온 수술대 끝에서 터지는 노란 꽃가루가 인상적입니다.

반면 암꽃은 꽃잎이 뒤로 젖혀지지 않고 꽃차례에 찰싹 달라붙은 듯하여 작게 느껴지지만 벌어진 유백색 꽃잎 바로 안쪽에서 세 개로 갈라진 암술대가 보여 앙증맞습니다.

 

 

한 나무에서도 이제 막 꽃이 피는 가지가 있는가 하면 벌써 꽃이 지고 작은 열매를 부풀리고 있는 가지도 보이더군요.

 

 

참, 붉나무를 오배자나무라고도 합니다.

오배자는 오배자면충이 기생하여 생기는 벌레집을 말하는데, 붉나무 잎을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울퉁불퉁하게 생긴 벌레집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현재 녹색을 띠고 있는 벌레집은 조금 더 커질 수 있으며 오래지 않아 오배자면충이 다 자라면 구멍을 뚫고 나오게 되지요.

잎에 달린 오배자를 약용 또는 염료용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산책로를 더 거닐다가 꽃은 이미 모두 떨어지고 녹색 열매를 매달고 있는 나무를 만났습니다.

둥글납작하게 생긴 녹색 열매 겉에 하얀 결정체들이 생겼더군요.

이 결정체는 맛이 짭니다.

옛날 소금을 구하기 어려웠던 산간지방에서는 이 붉나무 열매의 염분을 두부를 만드는 간수로 이용하기도 했으며, 염부목(鹽膚木)라고도 불렀습니다.

물론 붉나무라는 이름은 가을에 붉은 단풍이 든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요.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나무이지요?

 

 

그런데 누군가가 열심히 갉아먹은 붉나무 잎 한 켠에 번데기가 달라붙어 있습니다.

사실 이 번데기는 이미 7월 초에 애벌레들과 함께 보았었지요.

다름 아닌 ‘금빛갈고리나방’ 번데기입니다.

 

 

운이 좋았는지 옆 가지에서 성충 한 쌍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녹색 잎 위에 탈색된 나뭇잎이 달라붙은 것처럼 보여 그냥 지나칠 뻔했습니다.

그런데 날개돋이를 한 지 오래지 않은 성충이었던 것입니다.

 

 

성충들 바로 밑부분에는 속이 빈 번데기가 놓여있더군요.

아마도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이 번데기에서 나왔겠지요?

 

 

다른 가지의 나뭇잎에도 짝짓기 중인 한 쌍이 보입니다.

 

금빛갈고리나방 애벌레는 7-9월에 나타나며 붉나무나 개옻나무 등의 잎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 붉나무가 참 많은 것을 보여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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