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로나 시대, 미소와 친절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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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코로나 시대, 미소와 친절에 관하여''
  • 노승화
  • 승인 2022.02.13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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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화 서귀포시 표선면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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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아이들은 ‘헐’이라는 단어를 잘 쓰지 않는다고 한다. 놀라움 90%에 어의없음 7%, 감탄 3% 정도 넣은 ‘헐’이라는 단어로 많은 것이 표현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내 나이가 티 날까봐 사용하기 조심스러워 질 것 같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말을 들었을 때 ‘헐’이라고 했던 거 같다).

이뿐만이 아니다. 요즘은 문장 끝에 ‘물결표시(~)’도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물결표시가 2~3개쯤은 있어야 말이 부드럽게 느껴지는 내 입장으로서는 난감하다. ‘안녕하세요~~’,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정도는 써줘야 이달의 친절 공무원이 될 수 있을 거 같은데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물결표시를 문장에 사용하기 시작했을까? 이는 1980~90년대 PC통신을 하던 세대가 문장부호를 사용해 이모티콘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들이 현재 SNS 메신저에서도 물결표시 사용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물결표시는 영상보다는 텍스트 위주로 소통하던 PC통신 세대가 감정을 표현하던 방법의 흔적 정도가 될 수 있겠다. 특히 물결표시는 분노, 질투, 슬픔 등 많은 감정 중 나의 호의, 친절 등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쓰여 왔지만 요즘은 굳이 문장부호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움직이는 이모티콘이라던가, 각종 밈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물결표시 사용이 저조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소통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소통은 그 시대의 사회, 문화, 경제, 기술 등을 반영하기 때문에 사용이 많았던 표현이라도 시대가 바뀜에 따라 다른 것으로 대체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라는 단어는 모두가 쓰지만 소리통(라디오)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아니 알고 있는) 사람조차 많이 없어진 것에서 알 수 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긍정적 감정의 표현이 있다. 바로 미소이다. 미소는 전세계 공통이고, 인간이 본능적으로 느끼는 긍정적 감정이 표현이다. 아마 많은 단어, 표현이 생기고 없어졌겠지만 미소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에는 미소를 보기가 힘들어졌다. 마스크를 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친절을 표현할 수 있을까? 공직자로서 민원인을 맞이할 때 어떻게 미소를 대체하여 표현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바르게 착용한 마스크가 있다. 코를 가리지 않고 대충 쓰거나, 마스크를 하고 있지 않다면 상대방이 불안할 수 있다. 마스크가 조금 답답할 수 있겠지만 마스크 덕분에 그래도 직접 얼굴을 마주할 수 있으니 조금씩 서로 배려하는 게 어떨까

다음은 인사말과 쿠션어 사용이다. 미소가 보이지 않아도 밝은 인사말은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할 수 있다. ‘안녕하십니까?’, ‘감사합니다’, ‘안녕히가세요.’하고 내가 먼저 인사를 해보는건 어떨까. 그리고 쿠션어 사용이다. ‘아 네~’, ‘그러셨군요’ 짧지만 이런 쿠션어의 사용이 상대방 입장에서는 내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고 원활한 소통이 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마지막은 ‘미소’이다. 방금 전까지 마스크 끼자더니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우리는 미소를 입으로 하지 않는다. 사실 눈으로 하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현생인류로 유일하게 남은 이유로 다양한 점을 꼽지만 그 중 하나가 ‘눈’이다. 정확히 말하면 눈동자에 흰자가 넓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동물과 비교해도 인간의 흰자가 유난이 넓다. 쥐, 닭, 개, 소 등등을 생각해봐도 대부분 눈은 검은 눈동자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넓은 흰자는 상대방의 감정을 쉽게 읽을 수 있게 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 2명, 3명, 100명, 몇천만 명의 무리가 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모 사피엔스 외 다른 인류는 눈동자에 흰자가 작았을 것이라고 학자들이 이야기 하는 이유이다. 즉 우리는 굳이 입을 가지고 웃지 않더라도 우리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눈을 통해 전달 할 수 있다. 텍스트 이전에 말이 말 이전에 눈을 통한 감정전달이 있었던 것이다.

이 세상에 언젠가 물결표시는 없어지겠지만 미소는 영원히 우리의 친절과 호의의 표현일 것이다. 마스크로 가리고 있더라도 공직자로서 진짜 웃음을 항상 지어보자. 입은 보이지 않지만 미소를 지음으로써 내 기분까지 좋아지고, 눈을 통해 상대방에게 긍정적 감정이 전달 될 수 있도록 말이다. 스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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