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토박이도 잘 모르는 한담 산책 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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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토박이도 잘 모르는 한담 산책 路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2.08.14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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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포커스)느껴 보라! 제주의 눈부신 속살을..

 

여름 바캉스 시즌을 맞아 해수욕장은 인신인해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일부 걷기 마니아들에게 올레길은 지금까지의 근심걱정을 잊어버리고 사색에 잠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올레길 코스외에 또 다른 해안을 끼고 걷는 산책길이 있으면 걷기 마니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 될 것이다.

 

관광객들은 제주를 찾으면 우선 워싱토니아 야자수 가로수가 이색적이긴 하지만 제주에 온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가 애월 해안도로에 들어서면서 비로소 환성을 지르기도 한다.

 

아픈 마음을 달래려 씁쓸한 여행길에 나선 이들 역시 바로 애월, 그 지점에서 창밖에 펼쳐진 푸르른 바다를 보며 울컥한 감정이 생길 지도 모른다.

 

게다가 애월은 지명이 말해주듯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애월 해안가 어느 곳이든 소주에 회 한 접시 하다가 달빛 해안가에 나가보라. 문외한도 시가 술 술 나이니, 시 쓰는 일이 업인 이들이야 오죽했으랴?

 

필자 역시 산문은 몰라도 운문은 영 취미가 없지만, 하룻밤에 시집 한권 분량의 시를 갈겨댄 초유의 일을 벌이기도 했다. 술김에 쓴 그것도 ‘시’라고 할 수 있는지는 자신 없지만 말이다.

 

애월은 그러한 곳이다. 실제로 애월해안도로는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로, 제주도에서 최고는 아니지만,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제주도의 보물을 모두 가진 산책로 애월읍 한담 산책길

한담 해안산책로는 애월 한담마을과 곽지과물해변을 있는 바닷가 길 1,2km구간을 말한다. 여유롭게 걸어도 도보로 20~30분, 왕복 50분이면 충분하다
 

 

요란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한담 해안산책로는 제주도에서 만날 수 있는 보물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야말로 에메랄드 빛깔이 감도는 푸른 바다의 아담한 상아빛 백사장, 파도소리, 용암이 만들어 놓은 갖가지 형체의 기암,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와 가을이면 은빛 억새, 피부를 살랑이는 바람까지.

 

한담 해안산책로는 사시사철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아무리 주의 깊게 지켜봐도 형광색 복장을 착용한 전문 꾼은 아직 본 적이 없다. 아무렇게나 편안한 의상을 걸친 아마추어이거나 고기가 아니라 세월을 낚는 사람들만의 찾는 바다가 바로 이곳 한담 바다이다.

 

여름이 지나가고 쌀쌀한 겨울에도 조금 무리일 수 있겠지만, 맨발로 걷는 느낌도 아주 좋다. 화산석을 소재로 한 자연친화적 바닥재도 감촉이 좋으며, 거친 느낌의 현무암을 살짝 밟아보는 느낌도 좋다.

 

인생에서 가장 참담한 상황에 놓인 상태에서 새로운 도전에 불을 지피고 싶다면 이 길을 걸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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