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포근한 날에는 모든 것이 부드러워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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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포근한 날에는 모든 것이 부드러워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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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2.26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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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포근한 날에는 모든 것이 부드러워 보여

       
       

 

확실히 포근하게 내리쬐는 볕 덕분에 산책로의 눈이 스르르 녹는군요.

하루 사이에 벌어진 기온 차로 오늘은 아침부터 따사롭습니다.

덕분에 억새가 펼쳐진 길을 걷는 기분이 참 좋습니다.

더군다나 주변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이 아주 경쾌했지요.

 

 

난데없이 키 큰 나무의 중간쯤 가지에 앉은 새가 고운 목소리로 지저귀더군요.

누구를 부르는 소리인지 날카롭지도 않고 부드러워 마치 노래를 부르는 듯 들렸지요.

‘멧새’였습니다.

새의 지저귐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듣는 버릇이 있습니다.

 

 

마침 멀지 않은 곳에 해가 들이치는 방향으로 등을 돌리고 나뭇가지에 앉은 새가 보이더군요.

역시 ‘멧새’였습니다.

 

 

나무 위에서 지저귀는 소리를 들었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더군요.

그러다가 힐끔 뒤에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는 날렵하게 억새 사이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멧새는 생태숲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텃새입니다.

제주도에서는 해안 저지대에서부터 한라산 정상까지 분포하는 새이지요.

주로 농경지나 초지에서 관찰됩니다.

 

 

멧새가 숨어버린 억새 사이에는 ‘노랑턱멧새’도 함께 있더군요.

이 새는 억새줄기 끝에서 종자를 따먹다가 잠시 쓰러진 줄기에 앉아 쉬고 있었습니다.

 

 

바닥에선 낙엽 헤치는 소리가 들려왔지요.

노랑턱멧새가 바닥을 총총거리며 다니다가 먹을 것이 있을 것 같으면 사정없이 낙엽을 들쑤시는 소리였습니다.

그렇다고 큰부리까마귀가 ‘까악 깍~’하며 요란하게 날아가는 소리에 비길 정도는 아닙니다.

 

 

억새군락 사이에서 그저 나지막하게 흐르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볕이 좋은 날에는 잠시 눈을 감고 머물러 있어도 좋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는 아직도 줄기에 매달려 있는 새빨간 청미래덩굴 열매가 보이더군요.

 

 

근처 나뭇가지에 앉은 직박구리가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빨간 열매를 보았을까요?

포근한 날에는 모든 것이 부드러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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