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낙엽 이불을 걷어내는 세복수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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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낙엽 이불을 걷어내는 세복수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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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0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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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낙엽 이불을 걷어내는 세복수초

       

 

 

 

     

 

오전, 바위 겉에 붙은 선태식물들이 이슬을 머금고 있어 마치 숨을 쉬는 듯 굴곡이 도드라져 보이더군요.

아직 바람은 차지만 그 곁에 잠시 머물고 있으면 봄기운이 느껴집니다.

 

 

젖은 낙엽을 밟으며 근처를 거닐다 보니 바위 근처에서 제법 몸집을 키운 세복수초들이 샛노란 꽃잎을 펼치고 있더군요.

 

 

멀지 않은 곳에서는 지면 위로 드러난 굵은 뿌리에 파릇한 선태식물로 덮인 나무도 보입니다.

그리고 굴곡진 뿌리 사이사이에는 낙엽이 수북하게 쌓이고 그를 이불 삼아 온기를 유지하던 흰털괭이눈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제는 낙엽 이불을 걷어내며 복스럽게 몸을 펼치는 세복수초 무리가 이곳저곳에서 불쑥불쑥 보이더군요.

 

 

온몸에 이슬방울을 대롱대롱 매달고 있는 좀현호색도 낙엽을 걷어내려 합니다.

 

 

그런가 하면 언제 저리 굵은 잎을 만들었는지 중의무릇이 잎 하나는 낭창 늘어뜨리고 끝에 이슬방울을 매달고 있는 잎에는 꽃차례를 품고 있습니다.

 

 

아! 수북하게 쌓인 낙엽 사이에서 노란빛이 감돌아 슬쩍 낙엽을 걷어냈더니 세복수초 꽃이 스르르 펼쳐집니다.

 

 

해가 슬쩍 숲으로 들어오더군요.

순간 낙엽 위로 쫑긋 솟구친 박새들이 반들거리기 시작합니다.

이슬 머금은 숲 바닥을 보고 있자니 숲이 호흡을 하는 것인지 자꾸만 들썩여 잠시 울렁증이 생기더군요.

 

 

낙엽이 흘러내리는 비탈의 한구석에서는 세복수초들이 자신들을 향해 내리쬐는 볕이 반갑다며 아우성을 쳤지요.

그쯤 쉬고 있던 곤충들도 슬그머니 몸을 풀기 시작했겠지요?

 

 

아직은 삭막하게 보이는 저 숲의 하부에선 이미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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