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 요새 구축..상천리 돌오름갱도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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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 요새 구축..상천리 돌오름갱도진지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2.04.30 0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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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갱도흔적들은 9부 능선 라인을 따라 일정간격으로 4곳이 확인된다.

상천리 돌오름갱도진지

 

위치 ; 안덕면 상천리 산1번지 일대
시대 ; 일제강점기
유형 ; 방어유적

상천리_돌오름갱도진지(한라일보)
상천리_돌오름갱도진지2


돌오름(안덕면 상천리 소재 ․ 표고 866m)은 안덕면의 북동쪽 깊숙한 곳에 위치한 안덕면에서 가장 높은 오름이다.

북쪽 정면으로는 한대오름, 왼쪽으로는 바리매․다래오름, 그 앞에는 빈내오름, 정상 남쪽으로는 녹하지, 동남쪽으로 거린사슴, 서남쪽으로 모라이악이 있다.

돌오름 정상에 서면 일본군 제121사단 사령부가 주둔했던 바리메(발이악)와 포병부대가 주둔했던 다래오름이 보인다.


이러한 지리적 위치는 안덕면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어서 일본군이 주둔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일본군의 관측소 또는 지휘소 이용 가능성, 내륙 깊숙한 복곽진지대에 위치함으로써 해안결전에 임하는 일본군 결전부대의 후방지원 부대 및 무기의 배치, 석축 등에서 보이는 일본군 부대의 주둔 사실을 추측해 볼 수 있다.


태평양전쟁 당시 돌오름에서 가장 가까이 주둔했던 부대는 북서방면의 다래오름에 주둔했던 것으로 보이는 제12포병사령부다.

제12포병사령부는 독립야포병제6연대(한경면 고산 주둔), 독립산포병제20연대, 박격포제29대대, 야전중포병제15연대, 독립중포병제9중대 등의 예하부대를 가지고 있었다.

일본군 기밀전보문에는 이 중 독립산포병제20연대와 박격포제29대대를 돌오름 서쪽의 도너리오름에 배치토록 했다.

그러나 패전 후 일본군이 미군에게 제공한 배치도를 보면 독립산포병제20연대는 제111사단 보병제245연대와 함께 군산 북쪽(도너리오름도 군산 북측에 해당되나 거리가 많이 떨어짐), 박격포제29대대가 우보악 또는 그 북쪽 내륙지역에 각각 배치되고 있다.

이 지도에는 또 독립산포병 제20연대 북쪽으로 야전중포병제15연대가 위치하고, 독립산포병제20연대와 박격포제29대대 중간의 해안변으로 제111사단 포병연대가 제1야전병원, 병마창 등과 함께 배치되어 있다. 이밖에 제111사단 예하부대로 독립박격포(구포)제23대대, 분진포제1대대 등도 있었다.


이곳은 일본군 포병부대 주둔지로 제주 서남부 해안에서의 결전을 지원하거나, 또는 미군 등이 내륙으로 밀고 올라올 경우에 대비한 진지역할을 했음을 추측할 수 있다.

포병부대라면 제58군 직할인 제12포병사령부 예하부대에 속한다. 돌오름은 제111사단 주둔지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복곽진지로서 일본군 배치․주둔 실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돌오름에는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 요새가 구축됐었다. 일본군 '제58군배비개견도'에도 복곽진지의 하나로 표시돼 있다.

주변 부대들을 볼 때, 우선 돌오름에는 보병보다는 포병부대가 해안의 결전부대를 지원하기 위해 배치되었고, 그 부대는 제12포병사령부 전방에서 지휘 임무를 부여받은 중대 이상의 규모였을 것으로 보인다.

또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간 지대란 점에서 중․장거리포가 배치되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러한 조건에서 보면 돌오름 주둔 부대로 독립중포병제9중대, 야전중포병제15연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정상부 못 미친 9부 능선 지점을 중심으로 함몰 갱도들이 분포한다. 무너진 갱도흔적들은 9부 능선 라인을 따라 일정간격으로 4곳이 확인된다.

무너진 부분은 길이 12m, 폭은 5m 이상이다. 함몰 갱도 앞에는 무덤의 봉분처럼 솟아있는 둔덕이 눈길을 끈다. 다름 아닌 갱도를 만들면서 내부에서 운반해온 송이․흙 등 토사를 쌓아올린 것이다. 일본군은 갱도진지 구축공사를 하면서 내부의 토사 등을 입구 쪽으로 내친 것이다. 때문에 갱도가 있는 지점은 인위적인 지형의 변화가 생겼다.


갱도는 교통호가 10m 정도 길게 나 있고 입구는 북서 방향을 하고 있다. 갱도 내부는 20여m 정도다. 또 하나의 갱도는 이곳과 30여m 정도 거리를 두고 있다. 이 곳 역시 갱도 앞은 교통호가 10m 정도 나 있다. 입구는 함몰돼 겨우 사람이 기어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내부는 길이가 20여m 정도로 공사를 하다가 중단된 상태다.(한라일보 061221 재구성)
《작성 1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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