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아라리 부호 공설운동장 부지 제공..오라1동 전영준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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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아라리 부호 공설운동장 부지 제공..오라1동 전영준기념비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2.06.02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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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지에서 체육활동 하다가 ‘공설’운동장 갖게 돼 제주 근대 체육 발전에 대단한 공적

오라1동 전영준기념비

農殷居士田永畯記念碑
위치 ; 오라1동 한라체육관 주차장 남동쪽 구석
유형 ; 碣(기념비)
시대 ; 일제강점기

 

오라1동_공설운동장전영준기념비

 

앞면에는 비의 이름만 예서로 쓰여 있고, 좌측면에 運動有場 = 匪公奚得 其名不朽 = 千載一石 이라고 썼는데, 수학 공식의 등호(=)를 사용한 점이 특이하다.

우측면에는 [장하다 이 돌이여 公을 대신하고 밧을 긔념하야 길-이 이 샤회의 자션문 열쇠가 될 줄 안다]라고 하여 공의 공적을 찬양하였으며, 뒷면에는 乙丑 十月 八日 濟州靑少年 一同 立이라고 세운 이를 밝혔다.

비는 규모는 높이 115cm, 폭 30cm, 두께 23.5cm 정도로 사각기둥 모양이며 윗부분을 둥글게 처리하였다.


아라리 부호 전영준씨(1872~1946)가 1925년 현 제주시청 앞에 공설운동장 부지 2500평을 제공한 공적을 기리는 비석이다.

옛 ‘도청운동장(현 제주시청 앞)’에 있던 것을 1970년대 중반에 주경기장 서쪽으로 옮겨왔다가 1990년대말에 현위치로 옮겨 세웠다.


처음에는 청소년을 위한 축구장을 목적으로 기부했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제주공립보통학교(現 제주북초) 제주공립농업학교(現 제주고)가 삼성혈 잔디밭을 운동장 삼아 체육활동을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사유지에서 체육활동을 하다가 ‘공설’운동장을 가지게 되었으니 제주의 근대 체육 발전에 대단한 공적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동아일보(1925-08-14)에 《田永晙氏 美擧》라는 제하의 기사가 다음과 같이 게재되었다.

〈濟州島에는 5,6년 전부터 各種의 運動이 무던히 發達되엿스나 公設運動場이 업는 關係로 學校運動場을 빌거나 그러치 아니하면 臨時로 밧(畑)을 稅주어서 各種의 運動競技大會를 열게 되든 바 제주면 我羅里에 居住하는 田永晙氏는 元來부터 그리 큰 富者는 아니나 篤志家로 有名하던 터인데 今般 濟州學生親睦會主催인 제3회 蹴球大會에 自己 所有인 濟州 南城外 廣場 田 270餘坪이나 되는 廣場을 臨時運動場으로 빌려 주엇다가 지난 9일 그 大會常席에서 이 밧을 濟州城內에 잇는 中央耽興會에 永久히 運動場으로 寄附한다는 快諾이 同氏의 입에서 떠러짐에 當場에 모혀잇든 父老及各靑年各團體選手들까지도 氏를 위하야 만세를 불러주고 自動車에 태여서 全市內에 廣告하고 同夜에 警官及各新聞記者를 立會식히고 承諾書를 썻다는데 耽興會會員及一般社會에서는 氏를 爲한 木碑를 새웟고 이 다음 石碑를 세우리라는데 耽興會에서는 自會의 運動場으로만 하지 하니하고 濟州島의 公設運動場으로 만들리라더라(濟州)〉


1952년에는 땅을 분할하여 도청과 운동장으로 나누었다. 제주공설운동장은 1955년 개장하였다. 이 공사에는 육군제1훈련소 장병들도 직접 참여했다. 그 공적비가 옆에 나란히 있다. 당시 도지사는 6代 崔承萬, 7代 吉聖運이었다.


필자는 학생수가 3000명 정도였던 제주동초등학교(1962~1967학년도)에 다녔는데 어느 학년 때인지 운동장이 좁기 때문에 ‘도청운동장’에 가서 가을운동회를 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제주도체육회 자료에 따르면 1967년 1월 도로개설 등의 이유로 광양의 공설운동장을 폐쇄하고 광양공설운동장 부지 매각대금 6,775만원을 들여 1969년 4월 착공하였다.

공사 1년여 만에 부지가 26,000여평이며, 2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9000평 규모의 스탠드를 갖춘 제주공설운동장이 개장되고, 개장 기념으로 이곳에서 제4회 도민체전(1970년 5월29∼30일)이 열렸다.


이후 필자가 대학생(1974~1975) 때였던 걸로 기억되는데 現 종합경기장 공사에 돌 치우기 노력봉사를 하기도 했었다.

이것은 1975년 운동장 잔디 입히기 공사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깊이 60cm∼120cm로 배수구 1,850m 설치하고 자갈 15cm 두께로 깐 뒤 '송이' 덮어씌우기 후 조천읍 선흘리 지경의 잔디를 이식했다.

서울운동장 부산공설운동장에 이어 전국 3번째로 잔디구장이 됐다.
《작성 140202, 보완 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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