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마을 수호신을 모시는 신당..용강동 본향당(웃무드네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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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마을 수호신을 모시는 신당..용강동 본향당(웃무드네궤당)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2.06.3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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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당할망은 용강동 마을 사람들의 장적, 호적, 물고를 관장하는 본향신이다.

용강동 본향당(웃무드네궤당)

 

지역 ; 용강동 720번지 동쪽 내 가운데.
시대 ; 미상(조선 전기 추정)
둘레 ; 냇가 암석 주변이므로 측정불가
면적 ; 약 10㎡

 

용강동_무드내궤당

 


제주시 용강동에 있는 마을 수호신을 모시는 신당이다. 용강동 마을회관 맞은편, 동쪽에서 동북쪽으로 휘어지는 길을 따라 200m 못 미쳐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난 시멘트 포장된 농로를 200m쯤 따라가면 수령 250여 년의 아름드리 구실잣밤나무가 있고, 그 아래쪽 속칭 '금덩굴내' 한가운데 있는 바위굴이 신당이다.


1592년(선조 25) 충주 사람 완선생이 임진왜란을 피해 화북동에 거주하였으며 그의 손자 완응단이 350여 년 전 용강에 들어와 마을을 세웠다고 하는데, 이때 신당이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봉개동 용강동 본향에서 모시는 신은 옥황상제의 막내딸로서 인간들이 타작하는 것을 보고 아버지에게 인간에 내려가 살겠다고 하락을 받는다. 본풀이에 따르면 옥황상제의 막내 따님애기가 곡식 낱알을 까먹은 죄로 인간 세상에 귀양 와서 궤당에 좌정하였다고 한다.

또는 옥황상제 셋째 딸이 인간 세상으로 귀양을 와서 인간 세상을 보다가 인간들이 타작질을 하는 것에 반하였다. 하늘로 올라가서 아버님에게 인간 세상에 내려가서 열두 시만국을 저울질하여 얻어먹겠다고 말을 하고 아버지의 분부를 받아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고도 한다.

세 가지가 모두 신이 하늘에서 내려와 좌정하는 천손강림(天孫降臨)형 신화이다. 본풀이에 나오는 '열두시만곡을 저울질하여 얻어먹겠다'는 이야기는 농사를 보살펴주고 그 대가로 섬김을 받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것은 여성의 생산성과 관련이 되는 신화라고 할 수 있다.


건지동산으로 내려 와 하천굴에 좌정을 한다. 하루는 한라산 산신백관이 사냥을 다니다가 셋째 딸이 천년 오른 굴 아래 좌정한 것을 알고는 한밤중에 셋째 딸에게 가서 자기도 혼자 있으니 부부간으로 살자고 하였다. 셋째 딸이 산신백관에게 무엇을 먹냐고 하니, 산신백관은 밥도 장군이요, 술도 장군이요, 따뜻한 간, 허파도 좋아한다고 하였다. 셋째 딸은 산신백관에게 서편으로 좌정하라고 하였다.


흔히 '궤당할망'이라고 한다. 용강의 옛 이름이 '웃무드네'이며, 용강동 본향은 바위 틈새인 궤를 신의 좌정처로 관념하는 곳이기에 '웃무드내궤당'이라고도 부른다. 궤당할망은 용강동 마을 사람들의 장적, 호적, 물고를 관장하는 본향신이다. 당의 입구 쪽에는 '삼천백매'를 함께 모신다.


용강동 본향에서는 아들 이름만 당에 올리는데, 딸이 다른 마을로 시집가게 되면 두 곳의 당신을 섬기기 어렵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라고 추측된다.


용강동 본향은 천변형, 신혈형 본향당의 형태를 띤다. 농로에서 신당이 있는 냇가까지 돌 위에 시민트로 마감한 계단이 있고 당 가까이에는 철제 계단이 놓여 있으며, 큰 바위 아래 있는 작은 굴에 두 개의 제단이 마련된 독특한 형태의 신당이다.


제일은 마을 포제 뒷날, 즉 길일인 초정일(初丁日)이다. 포제 제관들이 입제하여 마을에 금줄을 칠 때, 우선 신당에 가서 금줄을 치고 '어명'이란 도장을 찍어 봉인한다. 신당에는 새벽 첫 닭이 울기 전에 다니는데, 제물로는 메 두 그릇, 생선, 과일을 정성스레 준비한다.


용강리 주민들은 지금도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꼭 비념을 하는데, 용강리 출신 재일교포 중에는 제일에 맞추어 비념하기 위해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2014년 3월 22일 받사 때에는 지전물색과 계단 입구에 금줄을 쳤던 것이 남아 있었다.
《작성 1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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