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반질반질한 자갈(몽돌)..내도동 알작지(알작지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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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반질반질한 자갈(몽돌)..내도동 알작지(알작지왓)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2.09.26 2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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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들이 조류에 의해 내도동 해안으로 이동된 것으로 추정된다.

내도동 알작지(알작지왓)

 

제주도 향토유형유산 제5호(2013년 11월 15일 지정)
위치 ; 제주시 내도동 475번지에서 533-8번지 사이의 바닷가
유형 ; 자연유산

 

내도동_알작지

 

 알작지의 알은 아래, 작지는 자갈을 뜻한다. 알작지 해안은 반질반질한 자갈(몽돌)로 이루어져 있다. 이와 같이 자갈로 이루어진 해안을 역빈(礫濱)이라고 한다. 역빈의 규모는 길이 400m 정도이고, 폭은 간만의 차에 의해 달라질 수 있지만 대체로 7~30m이며 평균적으로는 12m 정도이다.


역빈에서는 바닷물이 들고 날 때마다 '자르르 자르르' 자갈이 구르는 소리가 난다. 자갈들의 색깔도 검은색, 회색, 누런색, 붉으스름한 것 등 여러 가지가 섞여 있고, 구멍이 숭숭 난 것과 구멍이 작은 것, 거의 없는 것 등 여러 가지이다. 이것은 이 자갈들이 여러 곳에서 모여왔음을 뜻한다.


이 자갈들은 한라산 계곡에서 부서진 바위 조각들이 오랜 세월 동안 무수천과 외도천을 따라 물에 의해 운반돼 오는 과정에서, 또는 파도에 의해 둥글게 다듬어진 것이며 이 자갈들이 조류에 의해 내도동 해안으로 이동된 것으로 추정된다.


큰 비가 올 때에는 하천을 따라 쓸려 내려온 토사가 해녀들이 물질하던 여(礖)까지 덮어 버릴 정도(한라일보 140728)지만 해안도로와 방파제로 인해 이 자갈들은 하천 하구에 새로운 사구층을 형성할 뿐 내도동 해안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06년 어촌정주어항으로 지정되고 그에 따른 사업으로 방파제가 조성된 이후 외도천으로부터의 자갈 유입이 원천적으로 막혀 버린 것이다.


특히 마을 해안도로 호안공사로 인해 자갈유실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안 경사가 완만해야 밀려왔던 파도가 힘이 약해지면서 자갈을 끌고 내려가지 않을 텐데 수직으로 서 있는 방파제에 부딪친 파도는 물이 한꺼번에 내려가면서 자갈을 바다 속으로 쓸어가 버리고 있는 것이다. 한라일보(140919)에 따르면 수중 탐사 결과 파도에 쓸려나갔다가 다시 밀려 올라오지 못한 조약돌들이 바다 속에 고스란히 파묻혀 있다고 한다.

2015년 6월부터 시작된 용역 결과 몽돌은 수심 4m까지 넓게 분포했으나 7m 이후부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평균 유속은 시간당 3.9㎝로 잔잔한 것으로 나타나 파도나 조류의 영향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주민들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해 왔던 인공구조물 설치로 몽돌이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제주시는 방파제의 유·무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통해 몽돌의 유실 원인을 규명하기로 했다. 그러나 문제는 방파제가 몽돌 유실의 원인으로 밝혀져도 14억원을 들인 이 구조물을 철거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한다. 너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한 호안석축 역시 철거 가능성이 낮아 원형 복원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주新보(160917)에 따르면 제주시 관계자는 “오는 10월 2차 용역이 완료되면 알작지 해안의 유실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조사는 원형을 완벽히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유실 방지 대책을 수립해 해안 소실을 최소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 6월부터 12월말까지 전문기관이 알작지 유실에 따른 해양조사 용역(내도동 어촌정주어항 유무에 따른 알작지 몽돌유실영향 분석)을 실시한 결과 내도동 어촌정주어항(내도항)의 평상시 물의 흐름방향 및 유속증가량 등이 몽돌유실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며, 또 여름철 홍수 때에 알작지 해변 부근 유속증가량은 평상시보다 상대적으로 작아 몽돌이동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용역진은 이번 해양조사및 해수유동실험결과 몽돌유실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내도어항을 지목하기 어렵고 어항시설 철거시 해빈류에 의한 몽돌이 알작지 해안으로 이동군집할 것이라는 예측을 데이터로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용역진은 알작지왓 몽돌해안 바닷속에 수중보 설치 등 인위적인 몽돌보존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한라일보160801) 그러나 수중보가 몽돌의 유실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런가 하면 2016년 6월 현재 알작지는 해안도로 공사로 파헤쳐져 몽돌은 한쪽에 쌓아 놓았다가 위 사진과 같이 정리되고 있다. 속에 묻혀 있던 자갈과 표면에 있던 자갈이 뒤섞여 흙이 묻어 있다.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대형 바위로 석축을 쌓고 해안도로를 확장하는 공사이다.

원래 석축보다 바다 쪽으로 50~100cm 가량 확장하여 쌓고 있으며, 전에 쌓았던 석축은 거의 수직인 데 비하여 새로 쌓는 석축은 약간 비스듬히 쌓고 있다. 공사가 끝나면 원형대로 복구할 것이라고 하는데 자갈의 유실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작성 140919, 보완 160616, 1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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