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개구리에게 배우는 친절의 본질
상태바
(기고)개구리에게 배우는 친절의 본질
  • 홍기확
  • 승인 2023.04.23 13: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기확 서귀포시 자치지원팀장
홍기확 서귀포시 자치지원팀장
홍기확 서귀포시 자치지원팀장

재미있는 일화로 친절을 살펴보자.

메뚜기도 한 철이다. 개구리가 겨울잠을 자러 갈 시간이었다. 개구리는 올 한해 친하게 지냈던 메뚜기에게 상냥하게 말한다.

“올해 너와 함께 있어서 즐거웠어. 올 봄에 너무 시끄럽게 울어댄 것 미안하고 내년에 만나자. 겨울잠 자고 올게. 넌 정말 좋은 친구야!”

메뚜기는 말한다.

“메뚜기는 한 철인데? 친절하게 내년을 기약하는 건 좋지만, 난 내년이 없어. 듣기 좀 거북하다.”

개구리의 친절은 상황과 상대에 맞지 않았다. 일화를 계속 이어가 보자.

개구리는 겨울잠을 자기 위해 자리를 모색한다. 그러다 달빛 아래에서 바쁘게 춤을 추는 하루살이를 만났다. 하루살이는 무척이나 피곤해 보였음에도 춤을 추는 걸 멈추지 않았다.

개구리는 안타까움에 툭하고 말을 던졌다.

“하루살이야. 피곤할 텐데 내일 다시 춤을 추는 게 어떠니?”

하루살이는 숨을 헉헉대며 개구리에게 짧게 대답했다.

“뭐라고? 내일? 그게 뭔데?”

개구리의 친절은 과잉친절이었다. 친절과 ‘오지랖’을 혼동한 것이다.

우리도 때로는 이처럼 친절을 베풀 때 상황과 상대에 맞지 않는 행위를 하곤 한다. 게다가 고객만족을 위한 과잉친절을 베풀기도 한다. 하지만 친절은 강도보다는 빈도가 중요하고, 격정적이기보다는 적정한 것이 좋다. 어찌 보면 친절의 강요나 추구 역시 ‘감정노동’의 일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속하고 정확한 민원처리와 상황과 상대에 맞는 적절한 고객응대. 억지웃음이나 함박웃음이 아닌 잔잔한 미소. 오히려 이런 것이 친절의 본질이 아닐까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