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 후 30분만 걸어보게 마씸”
어느 화창한 봄날 사무실건물 외벽에 커다랗게 붙어있던 제주보건소의 걷기 독려 문구였다. 유달리 눈에 들어오면서 한번 걸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을 시작으로 오랫동안 멈춰있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점심식사 후 30분씩 걷기를 시작으로 차를 두고 걸어서 출퇴근하고 새벽 걷기를 시작하고, 저녁에 자녀와 함께 걷는 데까지 확대되었다. 보건소에서는 걷기앱을 적절히 활용하여 하루 미션을 주고, 한달 미션을 주면서 지치지 않게 꾸준히 나의 의지를 붇돋워 주었다.
무더운 여름 잠시 주춤했던 걷기의 즐거움을, 이제 선선한 바람과 함께 다시 피치를 올려보려 한다.
다음은 효과적인 걷기를 위한 나만의 팁 두가지를 소개한다.
첫째는 동반자와 함께 걷기, 둘째는 다양한 산책로 탐색의 방법이 있다.
나의 걷기 동반자는 초등학생 딸이다.
딸과 함께 걸으면서 학교생활 얘기를 듣고 동생에게 양보만 하던 서러운 속내도 듣게 되는 등 소통하는 시간이 늘었다. 건강을 위한 걷기가 어느새 모녀간 대화의 시간이 된 것이다.
또 하나 오늘 어느 방향으로 걸을지는 딸이 결정하고 나는 그 뒤를 따라간다. 하루는 고향 동네까지 걸어가 어릴 적 얘기를 해주고, 또 하루는 가까운 번화가에 가서 화려한 밤의 네온사인도 구경시켜 주었다.
엄마를 독차지하고 낯선 길을 탐험하는 재미에 힘든 것도 잊고 오늘도 물 하나 챙겨들고 동네를 나선다. 건강과 즐거움을 모두 챙길 수 있는 행복한 모녀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