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 개념의 21세기형 새마을운동 선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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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 개념의 21세기형 새마을운동 선도마을
  • 강연호
  • 승인 2012.12.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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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호 서귀포시 녹색환경과장

강연호 서귀포시 녹색환경과장
40여 년 전인 1970년대 초. 전국에 불어 닥친 새마을운동 열기로 농촌 지역의 초가지붕은 슬레이트나 함석으로 바뀌고, 마을안길과 농로는 확장되어 포장이 되고, 아침이면 빗자루를 들고 나와 마을 안길 청소에 여념이 없었다.

끼니 걱정에 애를 태우면서도 근면, 자조, 협동이라는 기본정신을 바탕으로 주거환경과 사회 간접시설을 개선하고,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는 지역사회개발운동인 새마을운동이 점화되던 때이다.

40여 년이 흐른 지금. 농촌지역에 팽배한 봉쇄성과 우리는 아무리 해도 안 된다는 숙명론적인 체념성을 주민들이 뜻과 의지를 모아 현대적으로 변환시켜 21세기형 새마을운동을 전개해 나가는 마을이 있다.

국토해양부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도시설계학회와 사단법인 한국경관학회가 주관한 제2회 대한민국 경관대상 농어촌부문에서 최우수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마을이다.

가시리는 제주의 남동쪽의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마을로, 1천 1백여 명의 주민이 주로 1차 산업에 종사하며, 도내 오름 중 가장 아름답다는 따라비 오름 등 13개의 오름이 마을을 감싸고 있으며,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2년 연속 뽑힌 녹산로 유채꽃 길과, 도내 마을 중 가장 넓은 225만평에 이르는 마을공동목장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풍부한 자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생태자원에 대한 활용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산간지역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해안에 집중된 인근 관광자원과의 접근이 미흡하여 지역 인지도가 낮은 마을이었으나, 225만평에 이르는 마을소유 토지를 이용하여 다양한 중앙단위 공모사업을 유치, 착실히 추진함으로써 21세기형 새마을운동의 본보기로 발 돋음하고 있다.

중앙단위 공모사업으로 추진한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과 신문화공간조성사업, 친환경생활공간조성사업 등을 통하여, 10만평에 이르는 유채꽃 단지가 조성되어 유채꽃 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회의나 교육, 숙박과 체험 등의 기능을 갖춘 유채꽃 프라자가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으로 있어 실질적인 주민소득 증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시리 옛 목축문화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조랑말박물관이 지어져 운영됨으로써, 전국 최초의 리립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음은 물론, 마을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이란 측면에서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기존 마을회관을 이용한 가시리 디자인 카페는 다양한 마을사업의 민주적인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개인별 혹은 협업작업을 통하여 작품을 만들어 내는 공간인 가시리 창작 지원센터에는 사진과 도예, 아트건축, 금속공예 등의 외지 예술인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포장되지 않은 길이나 산, 오름, 초원을 달리는 아웃도어 스포츠인 트레일런 대회가 큰사슴이 오름 일대에서 지난 11월 초 내외국인 750명이 참가하여 3일간 개최되었으며, 참가자 모두에 대한 숙식을 마을주민들이 십시일반의 정성으로 제공함으로써 제주의 순박하고 훈훈한 인심을 널리 알리기도 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사업들을 통하여 유채꽃길 관람과 유채꽃 축제 참가, 갑마장 길과 가름질 탐방, 트레일런대회 참가, 조랑말 박물관 관람과 목장 체험, 마을 만들기 벤치마킹 등 다양한 분야의 방문객이 급증함에 따라 찾아오는 방문객이 별로 없던 중산간 마을전체가 활기를 띠고 있다.

이처럼 무조건적이고 손쉬운 개발보다는 자연의 보전을 우선시하고, 지속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새 가시리 가꾸기 사업에 온 주민이 참여하면서, 나 보다는 우리라는 지역공동체를 먼저 생각하게 됨으로써 성공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 나가고 있다.

마을 주민들 스스로 주인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21세기형 새마을운동인 새 가시리 가꾸기 사업을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비교해 보면 여러 면에서 차이점을 발견할 수가 있다.

근면 ․ 자조 ․ 협동의 기본정신은 주민의 자발적 ․ 자율적 참여로, 하향식 운동방식은 주민의 뜻이 그대로 전달되는 상향식으로, 주거환경과 사회 간접시설 개선 중심에서 자연의 효율적 보전과 이용, 지역의 재생과 주민소득 창출 중심으로 바뀌었다.

특히나, 우리는 아무리해도 안 된다는 체념성을 마을소유 토지를 활용하여 주민들 스스로의 힘으로 현대적으로 변환시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터득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주민의 의견이 존중되고,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가운데 새 가시리 가꾸기 사업이 성공을 거두어 신 개념의 21세기형 새마을운동으로 자리매김 되고, 널리 확산되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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