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4․3사건 희생자 및 유족의 추가신고
상태바
(기고) 제주4․3사건 희생자 및 유족의 추가신고
  • 현호경
  • 승인 2012.12.14 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호경 한경면사무소 주무관

현호경 한경면 주무관
내가 태어나고 자란 마을은 제주의 중산간에 위치해 있다. 어린 시절 먹고 살기가 힘들어 흰쌀밥은 제사나 명절 때, 소풍 때나 먹을 수 있었다.

지금은 시간적 공간적 간소화 등으로 친척들끼리도 함께 제사를 모시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먹고 살기가 어려웠던 그 시절에는 친척집의 제사뿐만 아니라 이웃사촌 그리고 동네에 있는 제사 집을 찾아가 제사 음식을 먹는 것이 기다려지곤 했던 것 같다.

제사가 끝난 후에는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모두 균일하게 자기 몫이 밥과 반(떡, 돼지고기 등)을 나누어 주어 밤늦도록 기다리다가 자기 몫이 반을 먹고 남은 음식은 집으로 가져왔던 기억이 난다.

어느 날 친구로부터 하루에 48군데에서 제사를 봉행한다는 말을 해 어린마음에도 의아한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제주4․3사건으로 하루에 희생당하신 분들이 많아 그렇게 하루에 많은 제사가 있었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봉기사태와 그로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양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 제주4·3사건이라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제주 4·3 사건은 30여 만 명의 도민이 연루된 가운데 2만여명이 희생자를 냈다고 하나 제주4․3특별법에 의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망자만 1만 4천여명이라고 하니 지금도 신고를 하지 않은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지난 2000년부터 4차례의 신고기간을 두었으나 지금까지 희생자를 신고하지 못하신 분들과 희생자의 제사를 봉행하거나 분묘를 관리하는 사실상의 유족 그리고 생존희생자의 배우자 및 자녀도 유족신고를 할 수 있으므로 이번 기회에 꼭 신고를 하였으면 한다.

추가신고기간은 내년 2월 28일까지이고 신고 장소는 도․시․읍․면․동 민원실로 하면 된다.

4․3 사건을 경험한 유족들의 회고에 따르면, '좌익도 우익도 아닌, 완전히 미쳐버린 세상이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추운 겨울날씨에 지금도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유족들이 따뜻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4․3에 관심을 가짐은 물론 희생자들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신고업무에 동참하였으면 한다.

희생자와 유족의 정확하고 빠짐없는 신고를 바탕으로 제주4․3사건의 진상규명은 물론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함께 제주4․3의 교훈을 되새기고 이런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화해와 상생이 길로 함께 나갔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