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수생식물원 가장자리를 따라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군요.
억새 그림자 드리워진 수면이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저 끝에서 무엇인가 푸드득거리더군요.
필시 새가 날아든 것입니다.
살금살금 다가가보니 억새 사이로 유유히 돌아다니고 있는 흰뺨검둥오리가 보입니다.
나름 조심해서 다가섰으나 예민한 새는 금방 방향을 바꿔 반대편으로 날아가 버리더군요.
아~ 그냥 연못 밖으로 날아가 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물 위로 내려앉았고 다시 방향을 틀어 유유히 헤엄을 칩니다.
흰뺨검둥오리는 제주도에 흔하게 도래하는 겨울철새이면서 드물게 번식하는 텃새이기도 합니다.
몸 전체가 어두운 갈색을 띠는 새는
흰색의 눈썹선이 있고,
부리는 검지만 그 끝이 노랗습니다.
그리고 다리가 주황색입니다.
바보처럼 다시 새를 쫓았습니다.
그랬더니 새는 사람을 피해 물 위를 뛰듯이 긴 일직선을 그리며 앞으로 휘 날아가 버렸습니다.
쏴아~ 물 가르는 소리가 시원스레 들리더군요.
멀리 날아간 새는 목욕을 하는지 한참을 퍼덕거리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유유히 물살을 가르며 다녔습니다.
연못에 얼음이 녹기 시작하니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네요.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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