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민센터 직원은 만능 슈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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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민센터 직원은 만능 슈퍼맨
  • 제주환경일보
  • 승인 2014.01.28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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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우 서홍동 주민센터 주무관

김준우 서홍동 주민센터 주무관
얼마 전 소방훈련을 위해 주민센터 정문에서 차량통제를 하고 있는데 중년의 어르신이 다가와서 무엇을 하고 있냐고 물어 오셔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제주도에 얼마 전에 정착을 했다 하신다.

그래서 어디서 살다가 오셨냐고 하시니 육지가 아니라 해외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생활을 하시다 은퇴를 하고 제주도 여행을 왔다가 한눈에 반해서 바로 정착을 결심했는데 그날이 재외국민거주증을 받은 날이라고 너무나도 설렌다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너무 변해버린 고국의 환경에 당장 핸드폰 개통하는 것도 힘들다고 하시길레 알뜰폰 구입 방법이라든지 중고 물품 구입하는 곳, 매일시장하고 오일장등 이런저런 설명을 해드리니 고맙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살 집을 장만하고 한국어를 못하는 부인과 애들을 데려오려고 이것저것 혼자서 준비하는데 너무 힘들어 하니까 다른 분이 뭐 그리 힘들게 하냐고 동사무소에서 가서 문의를 하면 다 알려주신다고 해서 주민센터를 한번 가보려고 해서 왔다고 하신다.


그래서 명함을 드리며 혹시 부인과 애들이 와서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전화를 하시든지 방문을 하시라고 하고 보냈는데 문득 주민센터 직원은 모르는 게 없는 만능 슈퍼맨이여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일뿐만 아리라 민원인이 전화가 와서 가로등에서 사이렌소리가 난다고 와서 꺼달라고 하시는데 전화상으로는 당초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현장으로 가보니 초등학교 학생지킴이 CCTV 방송장비 고장으로 소음이 나고 있어 전화로 담당부서를 찾고 담당자와 통화를 해서 현장근무자를 보냈다는 확인을 하는데 근처에 계시던 주민이 “동사무소 직원이 이런 업무도 해요?”라고 물어보신다.

그런데 이정도면 애교에 속한다. 회식하다가 개 사체를 치우러 간적도 있고 정전이 됐을 때는 주민센터로 전화를 해서 언제 복구가 되냐고 물어보는 민원인에게 한전에서 하는 업무라 저희도 한전에 전화를 해봐야 한다고 하면 주민센터에서 그것도 모르냐고 따지는 주민도 있고 자기 집 골목길이 더럽다고 청소를 해달라는 민원, 서귀포 시내에서 향토음식이나 돼지고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어디냐고 묻는 관광객도 있고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EM비누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이정도면 정말 모르는 게 없는 만능 슈퍼맨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모습들이 동주민센터가 당초의 목적대로 주민들이 격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는 좋은 모습이라고 보여지지만 때로는 슈퍼맨도 해결 못 할 엉뚱한 민원이 없으면 한발 더 주민들에게 다가서는 주민센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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