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가 만난 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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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내가 만난 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 이민경
  • 승인 2014.02.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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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경 제주대학교

이민경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한 달 간의 아르바이트를 마치며..

<하나의 ‘경험’은 하나의 ‘지혜’다>. 내가 가장 공감하고 좋아하는 문구 중 하나이다. 이제껏 겪어온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고, 그와 더불어 앞으로 내가 겪을 경험들이 미래의 ‘나’를 있게 할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한 달 간의 아르바이트를 통해 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와 만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만났던 것은 과거의 어린 ‘나’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은, 우연히 보게 된 두 권의 책에 그대로 비추어져 있었다. 한 권의 책은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발간 된 「아이들아 아이들아」라는 책이고, 또 한 권의 책은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11번째 이야기」라는 자활 근로사업에 관한 에세이이다.

 

그 두 권의 책을 통해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에서 자란 어린 ‘나’를 만나며, 울컥하는 마음에 눈물이 났다. 책에 그려진 그들의 삶이 곧 나의 삶이었기 때문이다. 또, 주민들을 지원하는 여러 가지의 일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과거 ‘나’의 생활에 대한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들은 힘들었던 시간을 지나오며 ‘교사’라는 꿈을 갖게 된 현재의 ‘나’에 관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처음 주민생활지원 부서로 배정을 받았을 때에는 조금 의아했다. 읍장님께서는 내가 사회교육과라서 배정을 해주셨지만 사실 ‘사회교육’과 ‘사회복지’는 다른 학과이고, 게다가 내 전공은 ‘지리교육’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곧 내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된다. 주민생활지원 부서는 ‘교사’를 꿈꾸는 나에게 가장 알맞은 부서였다.


부서에서 맡고 있는 지역사회 서비스 투자사업의 여러 서비스 중 ‘건강나눔안마서비스’를 신청하기 위해 200여 명의 노인 분들이 읍사무소를 찾아오셨고, 나는 눈이 어두운 할머니, 할아버지를 대신하여 다섯 장으로 이루어진 신청서를 매번 작성했다.

그리고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드리는 그 과정을 통해 나는 ‘교사’라는 직업에서 가장 필요한 ‘배려’라는 마음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러는 한 편, 그동안 언론매체를 통해서만 봐오던 다문화가정이 우리 사회에서 전에 비해 높은 비율을 구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은 앞으로 다가올 나의 미래였다.

내가 만난 나의 미래는, 교사가 되어있을 내가 함께 살아가며 사회로 이끌어 나가야할 제자들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몇 년 뒤 내가 교단에 섰을 때 반드시 만날, 힘든 생활을 하고 있을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과 저소득층의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교사란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자신의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 꿈을 가꾸어주며, 사회에 나아가 꽃을 피울 수 있도록 같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존재이다. 하지만 내가 그러했듯, 따가운 시선과 보이지 않는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겐 어쩌면 꿈을 가지는 것조차 힘든 일일지 모른다.

따라서 그 아이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실제적으로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사회적 보장제도 등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민생활지원 부서에서의 한 달’이라는 소중한 경험이 훗날 나에게 꼭 필요한 ‘관심’과 ‘이해’의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1월 2일부로 시작된 아르바이트가 벌써 오늘로 마지막이 되었다. 시간이란 늘 그렇다. 분명 같이 살아가고 지나오는 것일 텐데 뒤돌아보면 시간만 일찍 지나버린 느낌. 아마 좋은 분들과 함께한 시간이라 더 아쉽게만 느껴지는 듯하다.

그동안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시고 배려해 주신 주민생활지원 부서 공무원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이 곳에서 만난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경험이 빛을 발할 그날에 대한 설렘을 가득안고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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