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구상나무, 고사목 45.9%..'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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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구상나무, 고사목 45.9%..'심각'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4.06.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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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연구소, 구상나무 고사실태 조사결과 보고 처음 발표

 

 

한라산에 자라는 구상나무 중 고사목의 비율이 45.9%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2010년 이후 전체 고사목 중 20.7%가 새롭게 발생, 고사목의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결과는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산연구소(소장 양영환)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한라산에 구상나무가 분포하는 10개 지역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다.

13일 한라산연구소는 이렇게 한라산 전역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루어진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현지 조사는 ‘살아 100년, 죽어 100년’이라 불리는 구상나무의 오래된 고사목까지 포함, 구상나무 숲에 분포하는 모든 수목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는 설명이다.

주요 조사 및 분석결과를 보면,한라산 구상나무림에 분포하는 전체적인 수목의 개체수는 고사목을 포함하여 평균 3,124.2본/ha였다.

 

이중 구상나무는 64.9%인 2,028.3본/ha이고, 구상나무 외 수종은 35.1%인 1,095.8본/ha이었다. 구상나무 중에서 살아있는 개체수는 54.1%인 평균 1,098.3본/ha이었고, 고사목은 45.9%인 평균 930.0본/ha으로 나타났다.

구상나무는 살아있는 나무와 고사된 나무의 밀도는 지역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였는데, 살아있는 나무는 남벽등산로 해발 1,650~1680m 백록샘일대에서 평균 1,908.3본/ha으로 가장 많았으며, 성판악등산로 1,800m일대에서가 평균 875.0본/ha으로 가장 적었다.

이에 반해 고사목은 성판악 1,800m일대가 평균 1,625.0본/ha으로 가장 많았으며, 관음사등산로 1,750m 왕관릉일대가 평균 500.0본/ha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상나무의 고사목 비율은 윗세오름일대가 67.2%, 성판악등산로 해발 1,800m일대와 1,700m일대가 각각 65.0%, 60.1%로 높게 나타났으며, 백록샘일대가 29.8%로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구상나무의 고사 시기는 고사 후 목재 썩음 정도에 따라 분석한 결과, 전체 고사목의 20.7%에 해당하는 평균 192.5본/ha이 최근 4년 이내에 고사되었으며, 5~15년 전에 고사된 개체수가 전체의 37.9%, 15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개체수가 41.4%에 해당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지난 2010년 이후 최근 4년 동안의 구상나무 고사는 성판악등산로 해발 1,800m일대에서는 전체 고사목의 39.0%, 성판악등산로 해발 1,650m일대에서는 32.6%, 큰두레왓일대에서 29.9%, 관음사등산로 해발 1,750m 왕관릉일대에서 25.0% 증가하여, 전체 평균인 20.7%보다 훨씬 높은 고사목이 새롭게 발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상나무의 건강상태는 고사목을 포함, 전체적으로 건강하고 곧추서서 자라는 나무의 비율이 50.1%이지만 살아있는 나무를 기준으로 보면 83.0%가 비교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고사된 구상나무의 유형은 전체 고사목 중 44.2%가 곧추서서 죽은 형태이고, 21.6%는 본 줄기가 부러져서 고사됐으며, 18.7%는 기울어진 채로 고사되었고, 15.5%는 완전히 쓰러져서 고사된 형태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음사등산로 왕관릉일대에서는 본줄기가 부러져서 죽은 나무의 비율이 곧추 선채로 죽은 나무보다 높았고, 성판악등산로 해발 1,700m일대에서는 기울어진 채로 죽은 나무가 곧추 선채로 죽은 나무보다 높은 비율을 보이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특징은 태풍으로 인해 줄기와 가지를 자르는 풍절(wind break), 줄기를 통째로 넘어뜨리는 풍도(wind fall) 등의 피해로 발생된 것이라 볼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조사결과로 볼 때 한라산 구상나무 고사목의 급격한 증가는 1990년대까지 천이, 노령화, 종간경쟁 등의 자연적인 고사가 주요요인으로 발생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는 기후변화에 의한 적설량 감소, 한건풍(寒乾風)에 의한 동계건고현상 등이 추가되고, 최근에는 잦은 태풍, 집중강우 등에 의한 생육기반악화에 따른 고사목 발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의한 고사 및 생장쇠퇴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고, 기상이변, 병해충 피해 가능성 등 구상나무 고사원인의 다양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한라산연구소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올해에는 구상나무의 향후 변화 및 어린나무의 발생현황 등 자연적인 복원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식생동태연구를 현재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라산 구상나무의 고사목이 다량 발생됨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제주특별자치도 뿐만 아니라 환경부, 산림청, 문화재청 등 중앙부처와 국립산림과학원, 한라산연구소 등 국공립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구상나무의 보존‧복원 전략수립을 위한 다양한 연구 및 정책마련이 추진 중에 있다.

 

구상나무(Abies koreana Wilson)


한라산의 구상나무는 한국특산식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절멸위기종(threatened species)으로 지정되어 있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의 지리산, 덕유산 등에 분포하지만 한라산이 세계최대규모의 유일한 숲을 지닌 곳이다. 한라산 구상나무의 분포면적은 해발 1,300m 이상 지역에 795.3ha이며, 수고는 3~5m 범위가 가장 많으며, 흉고 직경은 평균 12~16cm 범위의 나무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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