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애처로운 목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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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애처로운 목소리가
  • 제주환경일보
  • 승인 2014.06.2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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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그리 늦지 않은 아침, 양치식물원 근처에서 나무 두드리는 소리가 청명하게 숲 속으로 울려 퍼집니다.

큰오색딱다구리가 나무줄기를 부리로 쪼며 먹이를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리에 섞여 또 다른 자그마한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바로 맞은편 숲 속에서 새끼노루 한 마리가 난데없이 걸어 나오는 것입니다.

 

 

어미를 찾아 헤매는지 아직 신통치 않은 걸음으로 비틀비틀 걸어오면서 애처롭게 울어댑니다.

 

 

엉겅퀴보다도 작은 새끼노루가 비틀비틀 바들바들 거리며 사람 무서운 줄도 모르고 다가옵니다.

어쩌면 좋습니까?

조금 뒷걸음질을 쳤더니 노루는 힘이 들었는지 더 이상 다가오지 않고 털썩 주저앉더군요.

아주 조금 곁을 지키다가 행여 사람이 옆에 있으면 어미가 놀라서 새끼를 찾아오지 않을까 싶어 일어섰습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새끼노루가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자라길 바래봅니다.

 

 

그런데 멀지 않은 곳에서 암컷 노루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태연스레 풀을 뜯고 있던 저 노루가 혹시 아까 새끼노루의 어미는 아니었을까싶어

말도 안 통하는 노루에게 한 마디 건네 봅니다.

"혹시 새끼를 잃어버리지 않았니?"

하지만 행동이 너무 느긋해 그럴 리는 없어 보이더군요.

 

 

이상하게 노루 한 마리와 한 번 더 부딪혔습니다.

이번에 만난 수컷 노루는 몸이 간지러운지 뒷발로 배를 벅벅 긁고 있더군요.

이 노루에게도 말을 건네 보았습니다.

"혹시 저기서 울고 있는 새끼 노루를 모르니?"

이 노루 역시 은근슬쩍 자리를 떠나버리더군요.

 

아~ 서로 말이 통하지 않으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그 새끼노루는 어미를 무사히 만났을까요?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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