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땅에 작은 씨앗 뿌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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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땅에 작은 씨앗 뿌린 것 같습니다”
  • 제주환경일보
  • 승인 2014.08.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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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명동성당서 ‘평화와 화해 미사’ 집전…한반도 평화 메시지 전달 

(사진 제공=교황 방한준비위원회)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한반도 평화에 관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교황은 “주님은 ‘형제가 죄를 지으면 일곱 번이나 용서해줘야 하냐’고 베드로가 묻자,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이 말씀은 화해와 평화에 관한 예수님 메시지의 깊은 핵심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또 “만일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가 어떻게 평화와 화해를 위하여 정직한 기도를 바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용서야말로 화해로 이르게 하는 문 임을 믿으라고 우리에게 요청하신다”며 “바로 이것이 내가 한국 방문을 마치며 여러분에게 남기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교황은 “이제 대화하고, 만나고, 차이점들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기회들이 샘솟듯 생겨나도록 우리 모두 기도하자”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관대함이 지속될 수 있도록, 그리고 모든 한국인이 같은 형제자매이고 한 가정의 구성원들이며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더욱더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사진 제공=교황 방한준비위원회)

이어 세상의 평화와 분쟁지역, 분단으로 아픔을 겪는 이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교회를 주제로 신자들과 함께 보편지향기도를 진행했다.

이날 교황의 방한 마지막 미사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 교황의 메시지를 경청했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제주 강정마을 주민,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 주민, 용산 참사 피해자 등 다양한 형태의 상처로 인해 평화와 화해가 필요한 인사들도 초청받았다.

한편 교황은 명동 대성당에서 ‘평화와 화해의 미사’를 봉헌하기 앞서 타 종교 지도자들과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등 한국의 12개 종단 종교지도자들에게 “형제들로 서로 인정하고 함께 걸어가자”고 말했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교황방한준비위원장 강우일 주교(사진 제공=교황 방한준비위원회)

다음은 교황 방한준비위원회 강우일 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교황방한위원장)의 마감 브리핑 질의 응답내용이다.

 
일문일답

 

Q : 위안부 피해 할머니 만나셨는데, 교황님께서 위안부 문제에 관련된 사람들을 만났던 적이 전에 있었는지? 중계가 잘 안됐는데 어떤 상황이었는지, 교황님께서 나누신 대화가 있었는지?

정확하게 말씀을 해주셨으면. MPC에서 봤을 때는 박대통령과 교황님이 만났는지 인지할 수 없었는데 그 부분 더 구체적으로 설명부탁. 어제 듣기로는 대통령의 미사 방문이 사실은 좀 예전부터 얘기는 해놨지만 결정된 것은 오래전 일이 아니라고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말씀을 해주세요.

 

A : 교황께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사전에 얼마나 인지하고 계셨는지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미 준비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위안부 문제가 상당히 여러 가지로 새롭게 자꾸 대두되고 일본과의 관계에서 예민한 문제로 거론되고 그런 상황을 교황청에 알려드렸고 또 다른 여러분들도 그렇지만 위안부 할머니들도 교황께서 오시면 정말 뵙고 싶다는 희망을 저희가 들었고 그래서 교황청에 미리 알려서 만나주시도록 요청을 드린바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미사때 구체적으로 무슨 대화를 나누셨는지 바로 그 옆에 있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할머니들과 손을 맞잡고 할머니들의 어떤 이루 말 할 수 없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어루만져주시려고 할머니들을 손잡아 주셨습니다.

처음에 준비할 때는 그냥 앞에서 전체적으로 만나시는 것이고 따로 만나시는 준비는 저희가 하질 않았는데 교황님께서 스스로 다가가셔서 길게 그분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우리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미사 끝나고 퇴장할 때 교황님께서 대통령 쪽으로 다가가셔서 감사의 인사를 드리셨고 대통령도 거기에 맞춰 뭐라고 말씀하셨는데, 아마 감사의 말씀이었다고 생각이 되는데 대화 내용을 듣진 못했습니다. 한참 5분 가깝게 이야기를 나누시고 작별하셨습니다.

 

 

Q : 교황님이 한국 사회에서 굉장히 많은 메시지와 행동을 남겼는데 두 주교님이 보시기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행동, 메시지를 꼽는다면?

 

A : (조규만 주교) 저는 우리 교황님이 특별히 가난한 사람들 어려운 사람들에게 다가가지만 단순히 그 사람들을 물질적으로 돕는 것뿐만 아니라 그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인간적으로 성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그 말씀이 다가왔고요,

교황님의 말씀보다도 하나하나 행동들이 우러나와서 했다고 봅니다. 아마 텔레비전을 통해서 국민들도 똑같이 생각했을 것 같고요.

형식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정말 그 분은 하느님의 자녀들로써 한사람씩 대하는 모습, 그런 모범을 우리에게 보여주러 오신 것이 아닌가, 저희들이 닮아야 할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 예수님이 바로 저런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갔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한국 땅에 작은 씨앗을 뿌린 것 같습니다. 그 열매가 우리가 얼마나 우리 땅을 잘 가꾸고 돌보느냐에 따라 성경말씀처럼 30배, 60배, 100배 결실을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우일 주교) 첫날부터 놀람을 금치 못했던 것이 교종께서 당신을 우리를 웃겨주시는데 웃기는 방법이 굉장히 독특하셨습니다.

그냥 뭐 농담으로 웃기시는 게 아니라 유머 중에서도 가장 차원 높은 유머가 자기 자신을 희화화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우리가 주교회의를 방문하면서 기념으로 사인을 해주시라고 큰 마분지를 드렸는데, 그 한쪽 귀퉁이에 돋보기를 써야 보일까 말까 한 크기로 서명을 작게 하셨어요.

그 자체가 너무 우스워서 우리 주교들이 다 웃었습니다. 보통 같으면 큰 글자로 썼을 텐데 일부러 조그맣게 쓰신 것은 당신이 큰 인물로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으시고 정말 프란치스코가 작은 사람으로 다른 사람들 앞에 겸손하게 드러나려고 애쓰셨던 것처럼, 그 길을 가시기 위해서 자신도 별 볼 일 없는 존재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듯이 작은 글자로 쓰셨습니다.

그리고 가시는 데 마다 주최 측에서 큰 의자를 준비했는데, 그 의자에 한 번도 앉으시질 않고 앞에 있는 조그만 의자에 앉으시거나 마이크도 교황님 마이크를 따로 준비했는데 밑에 해설자가 쓰는 마이크 가져다 쓰셨습니다.

또 청년 대회 때 교황님이 아시아 주교님들과 감사인사를 드렸는데 당신이 계셨던 곳은 한 서너 단이 위에 계셨습니다. 저는 밑에 있었고. 근데 그걸 일부러 내려오셔서 저를 포옹해주셨습니다. 이 분이 무릎이 안 좋으시거든요. 그런 자그마한 몸짓이라던지 사인이 이분이 정말 자신을 얼마나 낮추고자 하시는지 몸으로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사진 제공=교황 방한준비위원회)

 

Q : 교황님이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받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주교님들의 생각?

A : (강우일 주교) 우리 국민들도 교황님이 그렇게 스스럼없이 정을 나눠주시고 슬퍼하는 사람 위로하시고, 전 세계의 지도자 이시면서도 낮은 사람에게 가장 기쁘게 다가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이 우리나라의 지도자상도 그런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셨을 것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요.

또 이번에 주신 말씀들 중에 우리나라에 대해서 비판하실 것은 하시고 또 격려하실 것은 격려 하셨습니다. 직접적으로 비판을 하시지 않았지만 행간에 드러나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 직시하시는, 지적하고자 하시는 것을 우리 국민들이 우리 국가를 운영하는 분들이 깨닫고 좀 더 국가와 사회에 화합을 창출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가르침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Q : 한국교회에 주는 교황의 메시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건지?

A : 그건 지금 단계에서 제가 뭐라고 말씀 드리는 것은 좀 너무 시간적으로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교황님께서 여러 가지 말씀을 여러 계층에게 주셨는데 우리가 차분히 고민하고 묵상하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야 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모으고 다져가야 한다고 봅니다.

주교님들 차원에서도 교황님의 방한을 다 끝내고서 앞으로 우리 교회가 그 다음 단계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해보자 대화는 이미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10월 열릴 주교회의 정기총회 때 대화를 나누기로 계획을 잡고 있기 때문에 그 이후 질문하신 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 교황님 방한 의미를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A : (조규만 주교) 저는 교황님의 이번 방문이 사목방문, 선교방문, 친교방문, 세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사목방문의 경우 당신의 양떼인 한국의 양떼들을 더 잘 알려고 오셨던 의미에서 충분히 이뤄진 것 같습니다.

당신이 목자로서 우리 교회에 당연히 찾아오는 사목방문도 이뤄진 것 같습니다. 선교방문은 어떻게 될지 그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교황님의 방문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당장 큰 어떤 결실을 바라는 것 같은데 아마 그건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열매가 열리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있어야 할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바뀌기를 기대하기 보다는 우리부터 어떻게 바꿔야 할지 생각해야 하지 않나 본다. 저 자신도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그 롤모델이 교황님이 아닐까. 교황님을 보면서 저 자신부터 리모델링을 하는데 계획을 세워서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교황님의 사목, 선교, 친교 방문은 그 목적을 충분히 이루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강우일 주교) 우리 모두를 향해서 평화의 일꾼이 되라고 촉구하시는 방문이고,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의가 넘쳐흐르도록 정의를 만들어 감으로써 평화의 기본 바탕을 만들라는 광범위한 소명을 우리에게 주신 방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Q : 롬바르디 신부가 ‘한국을 방문한 것이 아니라 아시아 대륙을 찾은 것이다’ 라고 말했는데 아시아 대륙을 중요시 하는 이유는 뭔지? 한국 교회가 아시아 가톨릭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A : 아시아 대륙은 인구로 보나 면적으로 보나 세계에 엄청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신자들의 비율은 아주 낮은 대륙입니다. 그런 대륙에서 교회용어로 말하자면 '복음화'의 여지가 아주 많은 대륙입니다.

그런데 몇몇 나라에서는 유럽에 비해 복음화가 상당히 빨리 진척되고 있고 그런 열매들이 있기 때문에 교종께서 좀 더 적극적으로 열린 자세로 아시아 대륙과 대화하면서 다른 문화, 다른 종교와 대화하도록 우리 한국, 아시아의 교회에 촉구하고 싶으셨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시아에서도 한국교회를 방문 하시고자 했던 이유는 굳이 따진다면 유럽, 특히 바티칸에서 한국 교회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는 것을 최근에 느끼는데 한국 교회가 다른 교회에 비해서 굉장히 역동적입니다.

외적 성장 측면에서도 한국 교회가 복음화의 비율이 굉장히 급속도로 증가했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경제적으로 발전을 하는 경우 복음화 비율은 반비례해 낮아지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은 그렇지 않고 경제적 수준을 올라가는데 복음화 비율도 떨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가는 것이 유럽 대륙에서 볼때 굉장히 특이한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국 교회가 그동안에 사회적인 문제에 있어서 굉장히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발언하고 행동하고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유럽, 바티칸에서 한국 교회를 향한 기대, 한국 교회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한국 교회가 아시아의 복음화를 추진하는데 있어서 선두주자로 달려 나가길 바라는 바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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