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자연 그대로가 항상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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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자연 그대로가 항상 좋은가
  • 김남진
  • 승인 2014.09.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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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진 제주도청 투자정책과 주무관

김남진 제주도청 투자정책과 주무관
과거 호주에 파견근무를 할 당시 주정부와 업무협의차 타즈매니아 섬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출장을 마치고 친환경 사업과 관련한 지역을 둘러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타즈매니아가 환경친화적인 지역이어서 호주에서는 소수파에 불과한 녹색당의 정치적 입지가 유독 세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출장가기 전 주정부 산림청 관계자를 좀 섭외해 달라는 부탁을 했던 터였다.

도심지에서 그렇게 멀지는 않은 곳으로 기억한다. 제법 넓은 농로 비슷한 곳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환경보호사업이라고 하면서 보여준 곳은 가는 곳마다 나무들을 군데군데 벌채하는 곳이었다. 그러니까 일단의 수목이 연속적으로 넓은 지역에 분포한 상황에서 그 연속성을 차단하는 일이었다. 의외라고 생각했다.

나무를 보호하는 것이 곧 환경보호가 아닌가? 당연히 그 이유를 물었다. 대답인 즉 첫째로 낙뢰에 의한 대규모 화재발생으로 일단의 산림지역 전체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자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지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생육을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런 말을 하면서 그 공무원은 자연이 자연을 파괴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자연의 자연파괴를 인간의 노력에 의해 콘트롤하는 것이야말로 차원 높은 환경보호사업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요즘 전남 해남지역에 나타난 풀무치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 현상에 대한 필자의 관점은 결과에 대한 부분이다. 어떤 이유로 이들이 집단적으로 타나났는지는 과학적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일단 발생한 이 현상에 대해 인위적 조치가 없을 때 또 다른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자연의 자연파괴를 방지하기 위한 인위적 콘트롤이 필요하고,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이것은 자연보호에 더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환경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도 거부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이 인위적 변형을 완전히 거부하고 자연 그대로 놔둔다는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 그것은 보호가 아니라 방치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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