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수목원】 가슴이 간질 간질
비와 바람에 말끔히 씻긴 나무들이 산들바람에 살랑거립니다.
따스한 햇볕과 맑은 바람, 이런 날을 두고 청명하다 이르는 거겠지요?
날씨 하나 만으로도 행복한 날입니다.
학습관을 나서서 몇 발짝 걸었는데 키 작은 나무에 붉은 색깔들이 도드라집니다.
무엇일까요?
아, 가지만 키우고 있던 반송이 가지 끝에다 자주색 암꽃을 피웠네요!
소나무꽃하고 똑같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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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송 Pinus densiflora f. multicaulis Uyeki
짧은 가지 아래쪽에는 보슬보슬한 수꽃들이 모여 있습니다.
긴 가지 끝에는 암꽃이, 짧은 가지 아랫쪽엔 수꽃이 달렸네요.
암꽃, 수꽃이 다른 가지에 피는 걸까요?
와~많기도 하다!
암꽃이 몇 개나 달렸나 세어보며 나무를 한 바퀴 빙 도는데
앗, 요 짧은 가지엔 암꽃, 수꽃이 함께 달려 있네요.
여긴 가지 끝엔 암꽃, 아래쪽엔 수꽃이 달려 있고요.
자연생태체험학습관 앞길에는 반송 13그루가 줄을 지어 서 있는데
대부분 긴 가지 끝엔 암꽃이, 짧은 가지 아래쪽엔 수꽃이 달리고
가끔 암,수꽃이 한 가지의 위, 아래에 또는 아랫부분에 모여 달리기도 하는군요.
색깔 참 예쁘지요?
암꽃은 1개에서 많게는 14개까지,,, 정말 많이 달리네요!
예쁘고 귀여워서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때마침 불어온 바람에 수꽃가루가 폴~ 연기처럼 피어오릅니다.
안개처럼 뿌옇던 송화가루가 다 가라앉으니 반송이 꽃가루를 날리기 시작하네요.
그렇지만 나무가 몇 그루 되지 않는데다 키도 작아서 이 청명한 날씨를
어쩌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손끝만 살짝 스쳐도 눈 앞에서 피어오르는 노르스름한 연기
학습관 다녀가실 때 반송에게도 눈길 한 번 주어 보세요.
앙증맞게 귀여운 암꽃과 다글다글 붙어있는 수꽃을 보면
입가에 웃음이 피어오르면서 가슴이 간질간질해지실 거예요.^^
(글 사진 한라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