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제2공항 확정..강정해군기지사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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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제2공항 확정..강정해군기지사태 우려”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5.11.10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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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들, ‘보상 해줘봐야 어디 가서 새로운 삶의 터전 일구나’ 분개

제2공항 부지로 확정된 신산리와 온평리 마을 전경

국토부가 10일 제주 2공항 부지를 성산읍 신산리로 확정 발표한 가운데 해당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제2공항 부지는 성산읍 신산, 온평, 난산, 수산, 고성리 5개 마을에 걸쳐 있다.

특히 공항 부지 495만㎡(150만평) 가운데 70%는 온평리에 속하고, 나머지 30%는 난산, 수산, 신산, 고성리에 위치해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오늘 제2공항이 신산리로 발표했는데, 지난 강정마을 해군기지 때보다 더욱 반발이 거세질 것”이라며 분개했다.

제2공항 부지가 70%정도 들어가는 온평리 주민들은 “대정읍 신도리로 알고 있었는데 지역주민들과 어떠한 소통도 없이 이렇게 갑자기 발표할 수 있느냐”며 성토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온평리 고승천 노인회장(73)은 “제2공항 부지 확정이 오늘 갑자기 신산리로 발표된 것을 지금이야 알았다”며 “우리주민들은 조용한 마을에서 살고 싶다. 공항이 들어오면 우리들의 삶의 터전을 전부 잃게 된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그러면서 “배운 게 도둑질인데 지금까지 농사만 짖고 살아온 사람들이 보상을 해준들 그 돈으로 어디 가서 새 삶을 살 수 있느냐”면서 “앞으로 주민들 반응은 상당히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노인회장은 “공항이 들어오면 향후 뒷감당은 누가 할 것”이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현상은(84) 노인회 고문은 “강정마을이 해군기지로 인해 상당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지역에 공항이 들어오면 강정 해군기지 사태보다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항으로 인해 지금까지 조용히 살아온 주민들은 소음은 불 보듯 뻔하다”며 “공군기지가 있는 대정에 조성하면 될 것이 아니냐”고 성토했다.

서울에서 교직생활을 하다 온평리에 정착한 연규봉(79)씨는 “삭막한 서울에서 한평생 살다가 조용한 곳에서 노년을 보내기 위해 온평리에 정착했는데 오늘 공항으로 확정됐다는 얘기를 듣고 당황했다”며 “다시 서울로 돌아가야 한 판”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현광열 대표가 제2공항 부지를 가리키고 있다.
성산읍지역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고 있는 동남부동산컨설팅 현광열(49)대표는 “오늘 부동산 2건을 계약하기로 했는데 오늘 공항발표로 토지주가 매도를 하지 않겠다고 해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 대표는 “공항이 들어서면서 자동적으로 땅값이 오를 건데 누가 땅을 팔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성산읍 지역은 땅이 없어서 매입을 못할 정도”라며 “섭지코지 일대는 평당 1천만 원으로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온평리 해안도로 일대 땅값도 종전 최고 3,3㎡당 50만원이었지만 지금은 200만원까지 오른 상태이고 대부분 외지인 소유다. 여기에서 땅값이 더 폭등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커진 것이다.

현 대표는 “앞으로 제2공항이 들어서게 되면 이 곳이 제주시로 변하고 주변 위성도시로 발전하면서 인구집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이 곳의 땅은 금싸라기로 변해 머잖아 제주시 땅값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 대표는 “오늘 공항부지 발표로 부동산 매매는 기대심리 때문에 한동안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산리 강원보(52)씨는 “지금까지 소통이 전혀 없었다. 이런 식의 국책사업 진행이라면 강정 꼴이 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성토했다.

그러면서 “신산리는 설촌 450년의 마을이다”라며 “땅값 올라가고 농업이 잘 되는 지역, 가만히 있어도 잘 되는 지역이다. 굳이 공항이 안 들어와도 잘 살고 있는데 굳이 ....”라며 바닥에 주저 않았다.

강 씨는 “우리가 무조건 반대를 하려는 게 아니”라며 “기본계획 등에 대한 정보가 주민들이 전무한 상태”라며 “지금까지 문제없이 평화롭게 지내던 마을에 공항이 들어섬으로 인해 자칫 갈등이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청년회장 한진규(45)씨는 “평생을 살아온 삶의 터전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불투명하게 됐다”며 “최소한 어떻게 될 것인지를 예정지 주민들에게는 설명을 해줘야 했던 것 아니냐”며 발끈했다.

전 주민자치위원장 현경수(60)씨는 “아침에 언론보도를 보고야 알았다. 사전에 행정에서는 이와 관련된 어떤 설명도 없었다”며 “후보지로 선정된 후 지금까지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거나 의견을 묻는 등의 절차가 전무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소음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법 없다. 공항이 들어온다는 게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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