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매립을 통한 신항만 건설이 도민사회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추진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이곳 매립지의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는 지적이다.
탑동은 그동안 끊임없이 매립후유증에 대해 많은 지적이 돼 왔지만 태풍이 지나간 후에 쓰레기를 치우는 등의 미봉책으로만 지속돼 왔다.
특히 이처럼 탑동이나 도두항 주변 등 자연환경에 대한 매립 무용론에 대해 제주도정은 그동안 귀를 닫아왔다.
이에 대해 해양전문가들은 "탑동을 매립한 후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처음부터 이에 대한 설계가 잘못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탑동광장을 비롯 동쪽 해안가가 부서지는 이유는 태풍이 원인이 아니라 북서풍이 불면서 이 곳을 지속적으로 타격하고 있는 파도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탑동방파제는 가장 먼저 빨리 보강해야 한다"며 "지금 매립지 아래쪽은 파도가 계속 치면서 한심할 정도로 너덜너덜해 졌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서풍이 들어와 파도가 집중돼서 그런 것"이라고 강조한 이 전문가는 "태풍은 1회성이라 사실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이곳의 문제는 파도가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현재는 매립 자체가 무용지물이 돼 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제주지역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다른 지역 전문집단에 용역을 주어 내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잘못된 설계를 한 것 같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곳은 신항만 건설 등을 통해 다른 곳을 막더라도 또 다른 쪽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은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매립정책은 늘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이 해양전문가는 "문제는 결국 파도 때문에 생기는 것이므로 해양공학적으로 만들어진 파도저감 시설 설치를 통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즉 "물은 위 아래가 하나로 움직이기 때문에 바다 아래쪽을 공학적으로 막아버릴 경우 물이 크게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돼 파도로 인한 피해를 현재보다는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닷속에 파도 저감시설을 해 버리면 파도가 약화되면서 피해도 줄어들 것"이라며 "신항만 건설 보다도 먼저 이에 대한 문제부터 시급히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