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무단횡단, 보행자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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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무단횡단, 보행자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 박진만
  • 승인 2016.10.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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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순천경찰서 금당지구대

박진만 순천경찰서 금당지구대
지역경찰로서 순찰차를 타고 교통근무나 순찰근무를 하다보면 때때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무단횡단하는 보행자가 바로 그 이유이다.

신호등이 빨간색인데도 그냥 횡단하는 할아버지, 중앙분리대가 설치되어 있는 도로에서 분리대를 뛰어 넘어 도로를 횡단하는 아저씨, 바로 옆에 육교가 있는데도 그 아래를 횡단하는 아주머니, 스마트폰을 보면서 도로를 횡단하는 학생, 자전거를 타고 친구들과 함께 줄줄이 도로를 횡단하는 어린이들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그 모습도 매우 다양하며 이러한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까움을 넘어 종종 아찔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최근 5년간 발생한 사망 교통사고 중에 40% 가량은 도로횡단 중에 발생한 것이고, 전체 도로횡단 사망자 중 40%인 400명가량이 매년 무단횡단으로 목숨을 잃고 있으며, 무단횡단을 근절하기 위한 경찰의 단속활동은 매년 강화되어 왔지만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의 보행질서 문화가 매우 위험한 수준에 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빨리빨리’ 또는 ‘나 하나쯤’이라는 사람의 잘못된 인식과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망사고를 단지 남의 이야기로 치부하는 안일한 생각에 문제의 원인이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무단횡단을 줄일 수 있을까?
무단횡단을 근절하기 위해서 경찰이 단속을 더 열심히 하거나 처벌 규정을 강화하면 된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단속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처벌규정을 강화하면 어느 정도 단기적인 효과는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 차량의 교통 위반과 마찬가지로 어디선가 발생할 수 있는 무단횡단을 단속하기 위해 모든 장소에서 단속활동을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물리적인 한계가 있는 것이며 처벌 규정을 강화한다고 해도 단속에 걸리지 않으면 된다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그 실효성이 의심될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운전자에게 올바른 교통문화가 중요하듯 보행자에게도 올바른 보행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행자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무단횡단은 도로 위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여 제2의 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고 보행자 사고는 운전자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아가 무단횡단은 우리사회가 약속해 놓은 질서를 스스로 무너트리는 것으로, 개개인의 편의 때문에 형성된 잘못된 보행문화로 인해 언젠가 자신 또는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고통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한편 이러한 생각의 변화를 위해서 무단횡단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이 굳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 국가기관과 언론매체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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